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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에스더(Dear Esther)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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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보 도중 한장


 일단, 디어 에스더를 게임으로 보아야 할지 의문이다. 소프트웨어라는 막연한 표현 말고는 디어 에스더를 정의할 단어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 감상을 적어가며 디어에스더를 표현할 적절한 단어를 찾아보고자 한다. 우선 이 영상을 참고해 주시라.


(디어 에스더 공략...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이 게임은 공략이 의미 없다)

 이걸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구경꾼의 입장에서는 게임의 특성은 갖추고 있다. 많이 보던 3D그래픽으로 구현된 세상을 돌아다니는 1인칭 화면. 특정 행위를 통해 스크립트를 발동시키면 출현하는 이벤트. 플레이어의 개입이 없으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 등등. 하지만 정작 나는 이게 게임이 아니란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왠 무인도에 뚝 떨어져서 관광만 하고 있으니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게임을 정의하는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상호작용이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게임은 진행되지 않는다. 남이 하는것을 보는 것은 게임을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동영상 관람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구경만으론 게임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것이 게임이 회화나 영화등과는 구분되는 특성이다.
 시작했을 때 플레이어가 방향을 조작하면 플레이어 캐릭터는 움직인다. 특정 지역에 도착하면 플래그가 성립되어 독백의 재생이라는 이벤트가 실행된다. 필요 최소한은 갖췄다고 할까? 하지만 여기서 이동을 제외하고는 상호작용이 아무것도 없다. 대화, 말을 움직임, 조사, 파괴, 선택지 등 게임의 흔한 문법들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고 오직 걷다가 특정지점에 도착하면 나오는 독백을 들을뿐이다. 여기서 책을 보며 종이를 한장한장 넘기는 행위 이상의 의미는 찾을 수 없다.
 즉, 이 소프트웨어는 형식은 게임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그 본질은 구현하지 않았다.

 재미의 측면에선 어떨까. 플레이 내내 그저 걷기만 할 뿐이다. 길은 티가 나고 숨겨진 요소도 딱히 없다. 그렇기에 플레이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기란 어렵다. 하지만 지적유희란 측면에서는 평가를 높게 줄 수 있겠다. 작 중 주인공은 정신이 황폐해진 상태로 되는대로 나오는 독백을 하며 여기저기 싸돌아다닐 뿐인 사람이다. 앞서 말했듯, 플레이어는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섬에 툭 던져져서 이 또라이[..]를 조작하게 되는데 섬의 오브젝트와 독백을 기반으로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는 재미는 존재한다. 단편적이면서 대중없이 나오는 내용을 조합해서 실상을 추리하는 부분은 펄프픽션의 그것과 닮았을지도 모르겠다. 단, 훨씬 불친절한 방법으로. 
(형식이 그렇다는거지 그걸 표현하는 방식은 극도의 무미건조함에 기반하고 있기에 쿠엔틴의 싱나는 진행이겠지! 하고 설레지는 마시길. 앞서 말했듯 플레이 자체는 재미 없다.)

 오디오북의 전례를 생각해보면 형식보다는 내용으로 판단해야 할까? 그렇다면 디어 에스더는 게임의 형식을 빌린 영화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 소프트웨어를 게임으로 리뷰하는건 무리다. 개인적으로는 신선한 시도로 보이기는 하지만 너무 나갔다는 감도 적잖게 들기도 한다.

 스팀에서 10불에 판매하고 있긴 한데 10불은 좀 속 쓰릴 것 같고...75%  세일가 2.5불도 좀 억울할 것 같고...번들에 가끔 같이 나오니 그 때를 노려보시라.

UDT 까는 양반들이 간혹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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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sbs.co.kr/news/endPage.do?newsId=N1002025559

지금 구조작업에 열과 성을 다해 참여하시는 유디티 장병 여러분들은 열악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군에 남아계시는...고 한주호 준위님 처럼 애국심과 대민봉사정신에 불타오르는 분들일겁니다.
답답한건 저도 매한가지만 자연현상을 어떻게 할 수 없는데다, 또 다른 순직은 있어선 안되죠... 깔 포인트는 제대로 잡고 깝시다.

-정작 까는 양반들은 뉴스 댓글란에 많이 서식하긴 하지만 차마 거기서 키배뜨고싶진 않아서 블로그에 적음.

어쌔신 크리드 3(Assassin's Creed 3)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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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시간 총 49시간. 본편 엔딩은 봤으나 DLC는 버그 때문에 1부 마지막퀘스트에서 막히는 덕분에 지지. 이쯤에서 접기로 하고 리뷰를 적는다. 


튜토리얼격인 앞부분이 끝나고 본격적인 플레이 초반부에 받은 인상은 매우 좋았다. 새로이 생겼거나, 기존에 있었지만 개량된 시스템들이 신선할뿐더러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개선된 기본 토대

  우선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양대 축인 파쿠르와 전투부터 살펴보자. 처음 움직였을 때 받은 느낌은 '가볍다'였다. 전작들이 무거운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3차원 공간을 달리고 구르는 파쿠르가 어떻게 무거울 수 있을까!) 그런 전작보다 더 사뿐히 움직이는 캐릭터를 보면서 다소 당황했다. 전작이 뛰어다녔다면 본 작은 날아다 할 수 있을 정도로 몸놀림이 가벼워졌다고 할 수 있을까. 측면 스텝이나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게된 벽면 하이점프도 이런 느낌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덕분에 파쿠르 와중에 훅 블레이드의 부재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나무를 탈 수 있게 되었기에 야외나 한산한 동네에서도 파쿠르 액션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로마를 예로 들면 시내에서는 건물 지붕을 타고 다닐 수 있었지만, 도시 밖으로 나가면 한산한 평원에서 그냥 걷거나 말을 타고 다녀야 했기에 이동이 지루했던 기억이 있다. 본 작에서는 건물을 찾아볼 수 없는 숲 한가운데에서도 파쿠르를 할 수 있게 되었기에 그 어떤 곳에서도 이동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나무를 탈 수 있게 된 것은 다른 측면에서도 장점이 되는데, 이 때 까지 파쿠르를 위해 다소 바글바글하게 배치되었던 건물들을 떨어뜨려서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늘어난 점프거리와 건물 사이에 나무 혹은 깃대를 하나 배치해둔 덕분에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건물간 이동이 가능하다. 덕분에 길이 넓어져 이전(브라더후드)처럼 말 타고 가면서 지나다니는 온갖 사람들 다 박으며 달렸던 이상한 상황은 개선되었다.

 전투 시스템은 브라더후드에서 연속집행(이 때 까지 전투 시스템 변화 중 가장 극명한 변화였다.)이 추가된 것 이상의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는 방어 후에 할 수 있는 행동이 카운터밖에 없거나 다른게 있더라도 별 의미 없는 조작(카운터 훔치기 같은거)이었던 것에 비해서 본작은 카운터, 무장해제, 던지기 등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적 캐릭터 중 일부는 카운터를 방어하고 일부는 무장해제를 방어하는 식으로 적의 타입이 눈에 띄게 다변화 된 것이다. 하이렌더를 예로 들면 이 병종은 카운터가 먹히지 않고, 연타시에 막타도 들어가지 않으며, 연속집행도 방어하기 때문에 무장 해제를 시킨 다음에 연타로 잡거나 총으로 쏴 버려야 된다. 그래서 전투 중에 하이렌더를 피하며 연속집행을 하거나 미리 총으로 정리한 뒤 남은 적을 잡거나 하는 식으로 생각과 조작을 요하게 되었다. 
 적에게 특성이 생긴 것에 더해서, 적의 대응 역시 많이 달라졌다. 일단 순찰대의 머릿수가 많이 불었다. 1편의 1명이나 레벨레이션의 4명을 능가하는 7~8명. 단순히 머릿수만 불어났으면 연속집행의 먹이감이 불어난 것 뿐이겠지만, 이번 적들은 총이 기본 장비이며 적극적으로 사격을 한다. 전투 중 멀리 떨어져 있는 적들이 잠잠하다 싶어서 보면 어느새 일제 사격을 쏜다. 또 수시로 공격을 가하기에 전장을 전체적으로 볼 필요가 생겼다. 이것만이 아니라, 이번작에는 전투 중 군악대가 도주하는 것을 내버려두면 주변에 있는 적을 다 모아온다. 이전에는 가까이 있던 적이 싸우는걸 보고 달려오는 정도를 제외하면 적의 증원이 없다시피 했었기에 한 집단씩 궤멸시키며 각개격파를 하는 것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최악의 경우 1 : 20 까지도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전투가 다소 까다로워진 본 작(개개인은 예니체리보단 쉽지만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갔다.)에서 이렇게 적이 늘어나면 제법 위험해진다. 에지오 트릴로지에서는 예니체리 캠프 한복판에서 회복약 러쉬로 1 : 30도 해낼 수 있었지만 본 작은 회복약이 없다. 그래서 '대충 맞고 약 먹지 뭐' 이러다간 금새 사경을 헤매게 되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전투에 제법 긴장감이 더해졌다.

 이렇게 파쿠르와 전투가 개량됨으로 인해 단순히 새로운 느낌을 줄 뿐만이 아니라, 게임 내내 편의성을 보장하면서도 재미를 강화할 수 있었다고 평하고 싶다.


넘치는 포텐셜

 이런 기본 토대만 아니라, 부가요소들도 많은 면에서 개량되었다.
 우선 빠른 이동이 개량되었다. 이전의 빠른이동은 해당 포탈까지 이동한 다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본 작에서는 어디서나 포탈 위치로 빠른이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포탈 위치 역시 다양해졌다. (국경에서는 좀 부족하다. 매 편마다 포탈이 부족한 곳이 꼭 있더라.) 여기저기 다른 필드로 이동하며 부산하게 돌아다닐 일이 늘어났기에 이게 전작 그대로였으면 꽤 불편했으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사냥이 추가되었다. 주인공 코너가 네이티브 아메리칸 출신답게 야생 동물을 사냥해서 고기, 가죽 및 부산물을 얻는 시스템인데, 불란서가 비버 가죽을 원주민들과 교역을 통해 공급받았다는 것(그리고 이러다 원주민들이 비버 씨를 아주 말려버릴뻔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보이는 족족 가죽 벗기고 다니는 것이 제법 자연스럽다. 적이 인간에 한정되었던 전작들과 달리 상황의 다변화를 추구한 것이라고 본다. 애매하게 전투 시스템에 맹수와의 전투를 구겨넣느니 아예 버튼 액션으로 돌린 것도 잘 선택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부가 퀘스트들은 각각 개성이 생겼다. 팩션별로 퀘스트를 주는 점은 브라더후드가 연상되지만, 팩션별로 사냥/탐사/주먹질 식으로 컨셉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점에서 내적 일관성과 외적 차별화를 동시에 노렸다고 할 수 있을까. 일부 퀘스트의 질에는 좀 의문이 있지만 대체로 잘 나온 편이다.
(의문이 있는 퀘스트 - 원래는 미끼로 유인해서 사슴을 잡아야 되는 사냥 퀘스트. 단서 찾아서 두리번거리다 문제의 사슴이랑 인카운트[...]해버려서 도망가는걸 죽으라고 쫓아가서 사슴이 헤메다 근처에 다가왔을 때 덮쳐서 겨우 잡았다. 암만 생각해도 이렇게 잡아선 안됐을거 같아...하지만 단서가 보이지 않았지...)

 암살자 고용 관련 퀘스트는 역대 암살자 고용 퀘스트 중 가장 잘 나온편이다. 이전엔 그냥 길 가다 공격받는 시민을 구출하거나 하는 식으로 약간의 특이한 퀘스트를 거친 뒤 매우 쉽게 데려올 수 있었다. 본작에서는 이 퀘스트가 좀 더 복잡해져서 각 동네에서 문제 행위를 일삼는 적의 졸개들을 일망타진하고(암살자 후보 한명당 3종류, 총 9군데. 각 암살자마다 스토리가 다른 만큼 퀘스트도 다르다.) 암살자 후보와 함께 소요를 일으킨 템플러를 암살하고나서 암살단에 받아들이는 구조다. 다만 이런 구조를 바로 알려주진 않았고 퀘스트하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이 최종퀘스트가 나타난거라서 좀 당황스러워다. 또, 이렇게 스토리성을 강화하면서 사전에 설정된들만 데리고 올 수 있기에 암살자 고용의 자유도가 사라진 것(이젠 시스터후드를 만들 수 없다!)과 각각이 개성있는 캐릭터임에도 고용 이후의 이벤트가 부실한 점은 좀 아쉽다.(대화 이벤트는 있으나 퀘스트는 없다.) 부하 암살자가 할 수 있는 일도 불어나긴 했는데 계속 파견 보낸다고 써볼 일이 없어서 유용한지는 판단불가. (스카우트 할 때 한번은 써보게 유도하기는 하는데, 안써도 아무 지장 없어서 그냥 안썼다.) 이런 부분이 다소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항해파트 생략-

 새로 추가된 시스템 중에서 가장 좋게 평가하는 부분은 영지경영 및 아이템 수급 시스템이다. 에지오 트릴로지의 경영요소는 아이템과 상관 없이 돈을 부은만큼 돈이 들어오는 단순한 구조였다. 그래서 상점에 잔뜩 투자는 하지만 아이템은 스토리가 진행되면 저절로 언락되고 내가 투자해서 열어둔 상점에 가서 사는, 지금와서 생각하면 다소 이상한 시스템이었다. 이번편에서는 동네가 몬테리지오니를 능가하는 깡촌이라 영지내에 상점이 없다. 초급~중급 아이템들은 도시나 개척촌의 상점에 가면 살 수 있지만 최고급 아이템은 비매품이다.(참고로 전작에선 대체로 특정 도전과제를 완료하면 비매품 무기를 주는 식이었다.) 이 비매품 고급 아이템을 구하기 위한 밑작업이 제법 재밌다. 퀘스트를 통해 암살자 후보들처럼 사전에 설정된 영지 주민을 데려오고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새로운 주민을 데려옴으로 인해 새로운 영지 퀘스트가 하나씩 열린다. 이를 진행하면 영지의 이야기가 진행되며 영지가 점점 발전해서 생산자가 더 좋은 아이템을 생산할 수 있고, 최종적으론 비매품 레어템들까지 만들 수 있다. 또, 코너의 장비만이 아닌 교역품을 직접 만들어서 무역을 할 수 있다. 타지역의 상점들 혹은 바닷길을 건너 거래할 수 있는 교역상들이 다수 존재하고, 이들이 각자 중시하는 품목이 다르기에 제품과 상인을 잘 맞출 경우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 무역은 이 게임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이렇게 직접 아이템과 관련되는 보상도 좋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그간 알타이르나 에찌오가 일반인과의 교감이 없었던 것에 비해서 코너와 주민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교감하며 우정을 쌓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다. 아킬레스의 말에서 강조되듯이 이 게임에서 몇 안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네가 이곳이고 코너의 목표를 작게나마 달성한 곳이기도 하다. 그 장소를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점은 코너의 인생을 돌이켜 볼 때 굉장히 의미 깊은 부분이자 플레이어에게도 보람찬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치이다.  

 그래서 정리해보자면, 어쌔신 크리드 3는 포텐셜로 가득찬 보물상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충 10시간째부터 20시간쯤까지는.


납득할 수 없는 스토리

 앞서 말했듯이 기본시스템은 상당부분 개량되었고 이쪽에는 별 불만이 없다. 하지만 이런 신선함으로 이끌 수 있는것은 끽해야 10시간 정도였다. 그리고 그 10시간동안 튜토리얼이 계속됐다. 
 ...진담이다. 튜토리얼이 10시간이다. 시퀀스 12개 중 5개. 튜토리얼이 끝나지 않는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서브퀘스트를 할 수 있는게 시퀀스 6부터다. 그리고 이 게임은 오픈월드 지향이다.) 게다가 그 튜토리얼에서 알려줘야 할 것을 다 알려준 것도 아니라서 나중에 새로운 시스템이 열리면서 그제서야 알려주는것도 있다. 아니면 필요할 때나 알려주는(해전에 대해 쓴 꼭지 참고.) 시스템도 있다. 이 튜토리얼 기간동안은 기본 시스템이 제공하는 재미만으로 버텨야 하는데, 아무리 잘 만든 액션게임이라도 10여시간 정도 하면 액션만으로는 질린다. 시리즈가 시작된 어쌔신 크리드 1편을 생각해보면, 막바지에는 참신한 퍼즐(암살)을 즐기기 위해서 고행 하는 마음으로 퀘스트를 치우고 있었지 않았었나. 완급 조절의 실패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그 10시간동안 오픈월드 체험을 하지 못할 뿐이지 스토리는 진행되긴 한다. 근데 이 초반 스토리도 문제인게, 무려 서술 트릭을 시도했다. 게임에서 서술트릭을 시도하는건 굉장히 드문 경우고, 내가 직접 본 것은 이게 처음이다. (다른 사례가 있는지는 과문해서 잘 모르겠다.) 문제는 아무리 초반에 밝혀진다고 해도, 서술트릭을 성립하기 위한 밑밥이 필요하고, 설득력을 위해선 이 밑밥이 짧아질래야 짧아질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플레이 시간의 상당 부분이 이에 소비됐고, 그 결과 초반 반전을 위해 근 5시간 이상이 쓰였다. 이를 위해 별도 필드를(극장, 배 안) 만들정도로 공을 들인 반전이는 하지만, 그로 인해 본격적인 플레이가 한참 뒤로 밀리게 되어 '포텐셜을 연달아 피로하여 플레이어를 매혹할 수 있는 초반의 유용한 찬스'를 날려버린 것을 생각해보면 헛수고라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 얘길 꺼냈으니 본 플레이의 스토리도 얘기해보자. 개인적으로 게임의 스토리는 화룡점정의 눈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없어도 플레이가 재밌으면 좋은 게임이지만 거기에 스토리가 이상하면 게임이 이상해지고, 스토리까지 좋으면 게임은 명작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이상해졌다. 메인 스토리는 앞부분에 그렇게나 공 들인것이 무색하게도 대강대강 진행된다. 주인공 코너의 이야기는 메인스토리 그 자체로 보면 본인이 이루고자 했던 것, 지키고자 했던 것은 대부분 실패하며 소속된 암살단과 영지만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굉장히 씁쓸한 전개다. 이렇게 플롯만 보면 굉장히 절절하다. 하지만 이를 스토리로 전개하지 못했다. 코너가 자신의 부족을 위해 독립군의 편에 서는데 왜 독립군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면 부족의 문제도 잘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그냥 독립군이 자유타령 하니까 오 저긴갑다 하고 가서 서있는것 처럼 보일 때도 있다. 아님 무조건 템플러의 정 반대편에 선 것으로 보이거나. 후자의 시각는 암살시 템플러의 유언에서도 언급되는데, 1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었다. 템플러는 제 나름의 이상을 이루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다고 유언에서 꼬박꼬박 언급하여 알타이르는 고민에 빠진다. 하지만 차후 알타이르 스스로의 고뇌를 통해서 어느정도 주인공의 입장도 풀어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코너의 생각은 전혀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묘사되지 않는다. (참고로 1편의 스토리텔링이 훌륭했다는것은 절대 아니다. 시퀀스 초반마다 혼자서 중얼거리다 해결하는 것에 가깝다.) 비극은 주인공에게 깊이 동감할수록 비극성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것인데, 정보가 너무나도 없어서 동감을 할 수가 없다. 이래서야 비극의 의미가 없다. 

 주인공 묘사가 이정도니 주변인물들은 더 가관이다. 아군 포지션인 독립군 측에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런저런 사람들이 '마구' 나온다. 워싱턴, 프랭클린 정도가 아니면 미국인이 아닌 이상 잘 모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뭔가 중요한 일을 한다는데 뭘 하는지, 왜 하는지는 역시 제대로 묘사되지 않는다. 역사에 스토리가 잘 조합된 것이 아니고 역사에 스토리가 끌려가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 시리즈의 조연들은 제대로 묘사된 적이 없긴 하지만 그 비중 역시 제대로 묘사가 되지 않아도 상관 없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예외라면 브라더후드의 아크 에너미 체사레 보르지아인데, 체사레는 꾸준히 묘사가 되면서 캐릭터가 잡히고,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은 극 중 전개를 통해 꼬박꼬박 해줬기에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작의 어느 캐릭터도 이런 수혜를 받지 못했다. 데이터베이스로 설명이 나오긴 하지만 게임을 멈추고 글을 읽어야 되는 시점에서 좋은 표현방법은 절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워싱턴에 대한 표현이 특히 심각한게, 그 비중과 영향력은 독립전쟁 전체에 걸쳐있는데 비해서 이에 관한 설명이 전무하다. 어느새 저쪽에 가서 포진하고 있고 이쪽에 와서 전투를 하는데 그 사이에 설명이 없다. 이 워싱턴은 후반 반전의 주역이기도 한데, 워싱턴과 코너의 관계가 거의 묘사되지 않아 (코너가 그냥 워싱턴 팬보이 같이 보일 때도 있다.) 코너의 불구지대천의 원수였다는 반전이 '어 그래?' 정도의 감흥만 준다. 포지계곡에서 워싱턴과 대화 이벤트가 있으나 이것이 필수가 아니라서 그냥 넘어간 나의 잘못도 있겠지만 이런 위치의 캐릭터라면 반드시 볼 수 있게 했어야 했다. 
 본 작의 아크 에너미격인 헤이담은 좀 색다르게 문제가 있다. 코너가 태어나고나서 처음 봤는데 어느새 자기 아들이란걸 알고 있고, 평상시 행동은 몇번이고 코너를 죽일뻔 하는 등 냉철한 템플러로 보이지만 묘하게 코너에게 정을 주는 것이 드러나게 묘사가 됐는데 이런 헤이담의 행동은 게임만 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지불식간에 서로 누군지 알고 있고, 어느새 약간 친해지고 하는 식이다. 별도로 판매된 소설을 보면 헤이담이 왜 이렇게 행동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된단다. 이렇게 별도의 소설을 낼 계획이었다면게임 자체로 완결성을 가지고 소설은 부가적인 재미를 줬어야 한다. 게임과 소설을 두루 섭렵해야 이해를 할 수 있게 만드는건 한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스스로 박살내는 처사가 아닌가.

 이렇게 액자 안이 총체적 파국인만큼이나 액자틀의 상황도 처참하다. 중간에 바깥에 나가서 하는 미션이 몇 있는데 기,승,결이 없고 '전'만 있다. 그 '전'도 제작진이 상정한 대로 일직선 진행만 해야된다. 액자 안에는 그나마 미션 진행의 자유가 있던 것을 생각해보면 어째서 현대 미션은 이렇게 구성한건지 의문이 든다. 스토리 적으로도 데스몬드 연작의 마지막 편인데,  데스몬드 입장에서는 아무런 카타르시스가 없다. 레벨레이션 엔딩에서 풍기던 '이젠 모든 것을 끝내야 할 시간' 포스는 어디로 간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저 떡밥을 그냥 막 해소하고 떡밥을 마구 생산하고 엔딩. 끗. 액자틀의 상황이 허망하기로는 1편을 능가한다.

 주요 인물들이 이런데 조연들은 어떻겠나.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엮어내는 이야기가 과연 플레이어에게 와닿겠는가? 본 게임의 스토리는 에찌오의 노인 관광 이야기 수준이었던 레벨레이션보다 더 끔찍하게 구현되었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지금 스토리의 정합성이 안맞는거 같은데?' '이 캐릭터는 대체 왜 이렇게 행동하는거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게임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게임의 재미를 덜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조율되지 않은...

 스토리가 가장 큰 문제긴 하지만, 이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런식으로 미처 조율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점은 여러곳에서 나타난다.
 일단 UI 측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앞서 영지경영에 굉장히 후하게 평가를 했는데, 고생해서 성장시킨 영지에서 결실을 거두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산출물 구입, 제조, 판매. 이 모든 측면에서 편의성의 ㅍ자도 고려하지 않고 UI가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구매 탭에서는 수많은 산출물들이 최소한의 구획으로 나눠져 있을 뿐이며 그 아래 항목들은 직관적이지 않다. 그래서 이 중 하나를 찾아서 사기가 꽤 번잡스럽다. 제조 과정에서도 불편한 UI는 마찬가지라 한참 뒤적거려야 만들고자 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는데다(이쪽도 구획은 나눠져 있으나 별 도움이 안된다.), 필요한 물건이 없으면 구매 탭으로 가서 뒤져서 사온 다음에야 원하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 부족한 재료가 가공품일 경우엔 그 것을 제조할 수 있는지 체크 한 다음에 재료가 부족하면 재료탭으로 가서 구매 한 후에 제조해야 겨우 만들 수 있다.) 이 제조는 한번에 1개만 만들 수 있어서 10개를 만들고자 하면 10번 제조를 해야하고, 바로 옆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메뉴의 맨 처음부터 다시 들어가서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찾아야 되는 등 끔찍하게 시간을 잡아먹고 신경줄을 계속 긁어대는 구조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판매하려고 하면 판매할 물건을 하나하나 뒤져가면서 누구에게 팔지마저 하나하나 결정한 다음에야 판매 슬롯 '하나'에 올라간다. 9개를 팔기위해선 이걸 8번 더 하면 된다. 설명이 장황하지 않냐고? 실제로 하는 행위다. 물건 몇개 제 값에 팔자고 5분 넘게 낑낑대고 있어야 된다. '이러느니 그냥 안팔고 말지'싶어서 가공이 필요 없는 곰가죽이나 몇장 집어다 팔다가 말았다. 문제는 이 게임의 아이템 가격은 이렇게 교역을 하여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정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플레이 내내 돈이 모자랐고,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상점에서 파는 무기를 전부 모으지 못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상점에서 파는 무기를 아예 사지 않았다.에 가깝다. 지도만 사는데도 돈이 다 나가서.)

 영지경영도 시스템 자체는 괜찮지만, 장비 제조의 키 퍼슨이라 할 수 있는 대장장이와 제단사가 정말 후반에나 마을에 들어온다. 상자를 열심히 찾은 사람은 시퀀스 7이나 8정도면 제조법을 거의 다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에 이 캐릭터가 없어서 아이템을 만들 수가 없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문제는 이들이 만드는게 각종 수제 무기와 쌍권총 주머니, 독다트 주머니 등 유용한 아이템들 뿐이라는거다. 그나마 무기는 상점에서 팔기라도 하지만 주머니는 전부 비매품이라서, 전작에서는 시퀀스가 지나면서 하나씩 풀리던 장비 갯수제한이 막바지나 되서야 겨우 풀리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영지민의 레벨로 만들 수 있는 품목을 구분해두긴 했는데, 레벨업 이벤트가 후반에 집중되어있어서 렙업 하면서 하나씩 풀어나가는 재미도 없다. 그냥 짜증나는 제한사항일 뿐이다.
 즉 영지 경영은 그 자체로 재밌긴 하고 보상도 괜찮지만, 그 보상을 맛보는것은 굉장히 후반에나 가능하며 그나마도 많은 인내심을 요하게 되었다. 단순히 이벤트 배치와 UI 설계를 개판으로 한 덕분에.

 또한 본 작은 버그가 시리즈 중 가장 많다. 해상 교역에서 버그로 위험도가 80%로 고정되는 거래지점 2곳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플레이 중 일정 시점 이후엔 국경에서 보스턴에 가는 빠른 이동 포인트가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항구로 빠른 이동한 다음에 겨우 보스턴에 가곤 했다. DLC인 워싱턴 왕의 폭정에서는 이벤트가 꼬여서 더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 경우를 목격했다. (해결하려면 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쯤되니 정 떨어져서 원. 그냥 집어치웠다.) DLC가 여럿 나오고 후속편인 4편이 출시된 유명 프렌차이즈임에도 이런 버그가 잔존하고 있다는 것은 유비소프트의 고객지원을 의심하게 만드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의미 없이 양만 많은 수집요소도 여전한데, 이번엔 특이하게도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게임 내적인 의미를 주지 못하는 것이 1편이 연상된다. 2편의 깃털은 간단한 이벤트로 의미부여를 해줬던 것을 생각하면 아쉽디 아쉽다. 아니 1편의 깃발이나 브라더후드의 보르지아 깃발은 적의 깃발을 철거하는 것이니까 별도 설명이 없어도 납득은 가는데, 그냥 깃털덕질하는 코너는 대체...그런 주제에 회수는 역대 최악의 난이도다. 나무 중간쯤에 있는데 바로 타고 올라갈 수 없는 나무라서 거기까지 갈 수 있는 루트를 탐색해서 파쿠르로 깃털 위치까지 이동해야 겨우 회수할 수 있다. 재밌지도 않은걸 난이도만 올려서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다.

 버그관리, UI, 이벤트 및 시스템의 조정은 잘 되어 있으면 욕을 안먹을 뿐이지만, 잘 되어 있지 않으면 기존 요소들의 포텐셜마저 파묻어버리는 요소이다. 그리고 이 게임은 이를 증명했다.


총평

한줄 평 : '포텐셜은 넘치지만 개화를 못시켰다.'

 레벨레이션 리뷰때 말 했지만, 매년 쏟아내다 보면 한번쯤 삐끗할 때가 있다. 이번엔 연속으로 삐끗했다. 레벨레이션 때야 기획의 실수라고 보이는데, 3편은 포텐셜을 봤을 때 방향성 자체는 잘 잡혔다고 본다. 이건 조율상의 문제이며 이는 시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제작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전작과 마찬가지임에도 본작이 더 엉망인 이유는 신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서가 아닐까싶다. 이렇게 보자면 더 나아진 것을 만들어야 되는데 그러기에는 1년이라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무리하게 연작을 찍어내는 프렌차이즈의 딜레마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볼 수 있겠다. (여기에 더해서 유비소프트에 대한 신뢰도 사라지고.) 그래서 본작에서 보여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을 해줄 수 없다. 레벨레이션과 함께 프렌차이즈 전체에도 희대의 지뢰라인을 구성하고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3편을 신나게 하던 중반쯤만 해도 프렌차이즈 중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으나, 앞서 말한 문제점들을 겪으며 급속도로 실망했다.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가 4편의 컨셉이 맘에 들어서였는데, 전작이 연이어 이렇게 망하니 4편에 대한 기대마저 줄어들었다. 그나마 그 자체로 괜찮았던 해전이 주 소재인 4편이니 언젠가 세일하면 해보긴 하겠지만...

판정 : 기대하지 말고 하다가 질릴거 같으면 엔딩보고 접을 것.

세간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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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하는 길은 차로 10분 안짝 걸리는 거리다.
방금 그 짧은 길을 통해 집에 오는 길에 도로교통법 위반을 4번 봤다.


 첫번째는 건너편 차도에서 자전거가 비틀비틀거리며 서행 하다가(덕분에 뒤에 차가 두어대 밀렸다.) 어느새 유턴 했는지 우리 차 옆으로 와서 초록불 받고 건너가더라. 참고로 그 자전거가 원래 있던 자리의 횡단보도에도 동시에 초록불이 켜졌다. 아무 의미 없이 위험하기만 한 주행이었다.

 두번째는 노란색 학원 통행용 소형 버스였다. 삼거리에서 빨간불인데 당당하게 건너가더라. 방향이 같아서 계속 보고 있으니 다음 빨간불도 그냥 생까고 지나가더라. 나중에 신호 받고 가고 있으니 길 중간에 서 있더라고. 애를 태우는지 내리는진 모르겠다만.

 세번째는 택시였다. 빨간불인데 차가 안오니까 슬금슬금 눈치보다 슝 건너가더라.

 네번째는 배달 오토바이였다. 빨간 불이 끝나고 초록불 받아서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와서 좌회전을 과감하게 지르더라. 오른쪽에 있던 소나타가 좀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이 차도 건너갈까 말까 하면서 좀 앞으로 나온 눈치였다.) 오른쪽 코너가아예 안보였는데 살살 갔으니 망정이지, 속도 조금만 더 냈으면 오토바이랑 교통사고 날 뻔 했다.


 그 누구도 원인일수 있다. 개인의 경각심 부족, 회사의 요구, 경찰 단속의 부재 등등. 하지만 확실한건 세간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존재하고, 사회가 이를 인식했다. 이제 이걸 해결해볼 차례다.

로지텍 G430을 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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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설명

마이크로 얘기하면 음량이 롤코를 탐. 지 맘대로 작아지고 원래대로 되고

...아무래도 이 녀석 내 목소리를 소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소음 제거 마이크 부착됨)

이글루스 지식인 도와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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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도 썼지만 로지텍 G430(다나와 링크)을 샀습니다.
얘가 일반 스테레오 단자 헤드셋 + USB모듈 타입이라서
스테레오 단자로 사운드카드에 꽂으면 평범한 헤드셋으로도 쓸 수 있고 
USB로 꽂으면 가상 7.1채널 어쩌구가 되는 녀석입니다.

요걸 스카이프 셀프 테스트랑 녹음기로 테스트 해봤는데

로지텍 헤드셋+로지텍 USB=내가 말하는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요동침. 아마도 내 목소리가 소음취급 당하는듯...?

로지텍 헤드셋+외부 사운드카드=말짱

다른 헤드셋+로지텍 USB=말짱

...왜 지들끼리 합체하면 날 엿먹이는거냐 싶네요.
해결법 아시는 분 계신가요...ㅜㅜ?

순식간에 덕내 풍기게 된 스팀 프로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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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피즈?에서 히구라시였던가...그거 사면서 덤으로 받은 뱅가드 프린세스를 잠깐 해봤다.
역시나 난 격게는 안맞아! 하면서 카드나 모아서 뱃지 만들어 봤는데
아아 내 프로필 화면에 덕내가 가득해[..]

 여담으로 뱅가드 이거는 아는 사람은 다 알지 싶은데
초창기에는 5불 주고 사서 카드 5장 주는거 팔아치우면 6불+@가 손에 남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지금은 5장을 대충 1.5불? 주고 사다가 뱃지 만들고 포스터랑 이모티콘 팔아치우면 최소 0.5불정도 이득.
시세 사이트도 있길래 뒤져보니까 이렇게 오덕오덕한게 은근 비싼듯.
신작(?)인 아가레스트 전기 제로같은 경우는 20불 짜리도 있...만국의 덕후동무들아 자제염!
근데 저거 팔면 딴 게임 한둘쯤 가볍게 살듯

우리나라에선 접근불가인거 같지만 마비노기 나과장은 1불...과연 나과장님!
그러고보니 라그나로크 온라인 유럽판도 제법 비싸던데...

왕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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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페퍼 250미리 생산 재개 ;ㅁ;!
만세!

CD 케이스 크기가 날 너무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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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가 하도 쌓여서 산지 오래된 애들은 상자에 박아다 구석에 짱박아놓고, 구입한지 5년 안쪽인 애들+가끔 들을 예전 음반만 꺼내뒀다. 남겨둔 애들은 책장에 대충 꽂아두긴 했는데 차마 정리는 못했다. 정리를 하려면 가수별로 정리를 하는게 베스트겠지만...

 이렇게 플라스틱 케이스 표준규격인 애들은 정리하기 딱 좋다. 이 얼마나 가지런한가;ㅅ;!

 아무래도 플라스틱 케이스보다 오염되기 쉽다보니 좋아라하지는 않지만 이 종이케이스들도 키가 맞기때문에 별 불만은 없다. 구석에 씨팝... 저 씨팝은 나중에 얘기하자.../울컥

 일단 제일 눈에 띄는 애들은

 저기 오른쪽 위에 있는 박스세트들. 난 쟤네들을 사지 말았어야 했어 하지만 난 그걸 알지 못했지...
아래쪽에 깔린 DVD케이스 애들은 얼마 안되긴 하지만(좀 더 있었는데 상자에 유배됨) 그나마 규격이긴 하니 괜찮다. 여차하면 플스2 게임이나 DVD랑 같이 둬도 되니까. 저 파스텔 뮤직의 5장세트 3장세트! 쟤네들은 예전부터 이상하게 공간을 삐꾸처럼 차지해서 골치아팠다. 지들끼리도 크기 안맞는 저 꼬라지 좀 보소! 3호선 버터플라이 박스세트는 콱 박스 버려버릴까부다...-_-

 그리고 얼척 없는 애들이 얘네. 종이포장이랑 사이즈만 두고보면 같은데, 책등이 90도 다른 방향이다. 고양이 이야기처럼 눕혀두면 키는 맞지만 저게 뭔지 빼서 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렇다고 세워두면 빅스 with 옥상달빛처럼 키가 안맞다! 자리가 부족해서 쌓아둬야되는 내 입장에서는 역적도 저런 역적이 없다. 이 사이즈는 옥달 뒤에 가려진 뷰렛 2집에서 처음 봤는데 어찌나 황망하던지.

 독사진은 안찍었지만 얘네보다 키가 더 큰 안녕바다 1집은 완전 계륵. 계륵킹.

 그리고 악의 축 씨팝.
저게 B5던가? 아무튼 대충 저정도 크기의 책이다. 안에 보면 설정이나 만화도 약간 있고,

음악 CD도 있다.

음악 CD도 있다. 중요해서 2번 말했다.

 아놔 크로스트 앙상블 님들하...음악 CD 포장을 누가 저렇게 하라고 했나염^ㅅ^!? 난 음반+소책자 구성이라길래 책자를 따로 주는줄 알았지 이렇게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지금이야 내가 책장에 꽂아두니 망정이지 CD/DVD장에 꽂아뒀으면 어쩌려고 이렇게...응? 대체 어떻게 보관하라는건지 원...

 아무튼 이렇게 되다 보니 정리는 손을 놓았다. 가수별로 정리를 하려고 해도 이렇게나 사이즈가 안맞아서야 할 마음도 사라진다.
그 외에도 조립 기믹넣느라 가로로도 세로로도 사이즈가 안맞는 세이브 더 에어 2나 CD 한번 꺼내기가 지랄올림픽 금메달인 국카스텐 1집, 박스를 줬는데 박스가 너무 빡빡해서 한번 넣으면 도저히 뽑히지 않는 엑스칼리버가 되는 버스커버스커 1집+마무리 콤보세트 등이 날 괴롭힌다. 케이스 디자인 할 때 제발 규격 좀 신경 써 주세요...ㅠㅠ

...그리고 이 지옥불반도를 어떻게든 정리할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은 좀 가르쳐주시길...ㅠㅠ

폰 사진을 턴 김에 철조망 자랑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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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개월전이긴 한데, 컴퓨터 책상위를 싹 정리해봤다.

몇개월 전이라서 지금이랑은 좀 다르긴 한데...포인트는 오른쪽에 헤드셋이 대롱대롱 메달려 있는 철망. 화면은 별거 없는데 그냥 가려봤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대충 이랬다.

 다이소 구경하다가 철망을 팔길래 이거 책장 옆에 붙이면 끝내주겠는걸? 싶어서 철망이랑 고리 몇개 사와다 걸어봤다. 컴퓨터 근처에 굴러다니던 헤드셋도 이참에 정리해봤고. 붙이고나니 썩 맘에 들어서 주변에 자랑했더니 남자들만 간지난다고 좋아라하더라[...]

 그런데 여러분은 다이소 철망 사지마세요. 막 지들끼리 번식함

이렇게! OTL

 굴러다니던 애들을 매달아 두니까 그렇게 편할수가 없는거라, 연결잭이랑 철망이랑 고리를 사다가 더 매달아버렸다. 근데 그래도 뭔가 좀 눈에 안차...공간이 너무 남아돌아서 택티컬 간지가 안나는거 같음. 

에에잇 원모어! 여기까지 대충 만원정도 들였다.

 여기까지 진화해버렸다...였으면 좋았을텐데,
부품 몇개 더 사와서 정리 한번 더 했는데 그건 사진을 안찍어서 패쓰. 헤헤 제가 이 동네의 호구킹입니다 여러분.

 아무튼, 이거 생각보다 괜찮았다. 남는 옆면이 있으면 하나씩들 사서 걸어두면 와우+ㅅ+b

밸리를 어디로 보낼까...고민하다가 게임패드랑 헤드셋 있으니까 게임밸리로-ㅅ-+ DIY 밸리가 없었던가?

최근 써본 USB 게이밍 헤드셋 2종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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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사운드 블라스터 TACTIC3D RAGE USB


각각 링크는 다나와 링크.

 게이밍 헤드셋이니만큼 음질 얘기는 할 필요 없겠지. 둘 다 그냥 평범하게 잘 들린다. 어차피 난 음악은 딴걸로 들어서+오테카 덕질중이라...

 우선 드라이버 및 컨트롤 패널. 사운드카드 기능도 포함하고 있는 만큼, 드라이버를 설치해야하며 별도 컨트롤패널에서 설정 및 테스트를 할 수 있다. 둘 다 사용과정에서 문제가 좀 있었는데-_-...레이지는 설치 후 한참 있다가 패널을 열면 패널이 굳는 현상(소리는 잘만 나온다)이 있었고, g430은 헤드셋을 아예 인식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레이지는 그냥 쓰다가 지금은 팔아서 결국 해결은 못했는데, 430은 설정 이것저것 만지다가 VIA 보드 내장 사카,amd 비됴 내장 사카,내장 크리에이티브 사카를 사용안함 해두니까 잘 되더라. 저 셋 중 하나가 범인이었나보다. 레이지도 쟤 탔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싶고.

 내구문제는 430은 아직 사용한지 한달여?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모르겠다만, 레이지쪽은 체감상 썩 좋지 못했다. 마이크로 USB 단자의 핀이 부러지거나(저번에도 말했지만 내가 저거 부뤄먹은게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단자와 기기 연결이 이상한지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사용에 제법 고생했다. usb 선을 교체하고 싶다면 할 수는 있지만, 빼고 꽂을때마다 내구가 깎이는 (퍼거스 수리냐) 감각이기 때문에 딱히 교체를 권하고싶진 않다. 단자가 덜렁거리지 않게 USB 단자를 두툼한걸 쓰기도 했고. 430은 현재 평범하게 쓰고 있으니 나중에 문제가 있으면 그 때 가서 추가.

 소리 나오고 음성입력되는거 말고 다른 특수 기능도 언급해봐야겠다. 레이지는 음성 변조, 각종 선 탈착가능, 일반 3.5파이 헤드폰으로 사용가능, LED 반짝임 효과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음성변조는 한두번 재밌게 해볼만은 한데 그 뿐이고, 선 탈착가능은 USB 단자의 쿠크다스 내구성과 마이크는 빼봤자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자사에도 없기 때문에(되려 타사 제품중에 마이크 단자가 극도로 얇은 제품은 어찌저찌 꽂을 수는 있다. 꽂을 수만 있다. 이 단자를 채용한 핀 마이크가 잘 없어서 의미가 없을 뿐.) 별 의미가 없다. 3.5파이 헤드폰은...유닛이 대형이다보니 실내용인데, 무게도 좀 있고 해서(구조상 사카가 유닛부분 내장이다.) 꼭 이걸 실내용 헤드폰으로 써야되나 싶더라. LED 반짝임은 내가 착용하면 안보인다[...]
430은 가상 7.1채널, 노이즈 캔슬링 정도인데, 노이즈 캔슬링은 '문제점' 얘기 할 때 제대로 얘기하자. 가상 7.1채널은 구분이 잘 안된다. 사실 내 헤드폰중에 리얼 5.1이라 주장하는 현대제 헤드폰이 있긴 한데 전방, 후방 유닛을 별도로 채용하고 있음에도 구분이 잘 안되걸랑. 제 아무리 돌비래도 별 차이는 없겠지. 아 무게는 레이지보다 가볍다. 사카가 분리되어 있는 탓이려나.(사카에서 선을 뽑아다 3.5단자에 소리,음성 연결해서 평범한 헤드셋으로 사용 가능. 특수기능은 전부 봉인되지만.)

 위에서 약간 언급된 것 들 말고 사용중 겪는 문제점에 대해서 말 해보겠다. 일단 레이지는 마이크가 지향성 마이크다. 완전히 지향하고 있을 땐 잡음도 덜섞이고 좋은 녀석이지만 지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마이크가 마이크가 아니다. 그리고 얘 길이가 평범한 사람에게 딱 맞는 정도다. 머리가 크면 마이크 강제 봉인이란 얘기. 다나와 상품평 살펴보면 좀 긴 마이크 찾는 사람이 있다. 저 사람도 지향을 못해서 마이크가 잉여가 된 사람이겠지...나도 회사에 전화해서 저런거 없나 물어봤었거든. 아 동지애 느껴진다...ㅅㅂ 눈물 좀 닦고...그래서 내 머리 사이즈가 평균 이상이다! 이런 분들은 사지 말자. 괜히 울음만 나온다.
430은 노이즈 캔슬링이 사람 목소리를 캔슬링 하는 문제가 있다. 내 목소리 볼륨을 사정없이 깎아버린다 이 말이다.  포럼에 들어가 보면 똑같은 증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아, 또 동지애...이건 2가지 문제의 컴비네이션인데, 첫번째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노이즈캔슬링이 켜져있는 동안은 사람 목소리도 노이즈 취급이라 캔슬해버린다는 점이다. 국내에서야 신제품이지만 해외엔 대충 1년정도? 전에 나온것 같은데 아직 문제 해결이 안됐다. 손 놓은 모양. 두번째 문제는 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프로그램에서 끌 수 없다는 점이다. 가상 7.1 이런 애는 켜고 끌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 역시 약 1년전부터 지금까지 해결이 안된 문제다. 로지텍 이 새끼들이...그나마 편법으로 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끌 수 있어서 지금은 노이즈캔슬링이 없는 기능인셈 치고 그냥 쓰고 있다.

 정리하자면, 둘 다 6~8만(시세가 자꾸 변하는군-ㅅ-..) 사이 제품답지 않게 애매하다. 난 USB 붙은애가 필요해서 이런 애들만 찾아 쓴거지만 USB는 아무래도 계륵인거 같다. 두 회사의 이름값이 무색할 지경. 정 USB가 필요하면 외장 사카를 잘 찾아보자. 특수기능따위는 광고용 문구일뿐이다.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 좀 실망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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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연재중인 웹툰인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
솔직히 링크 연결하고 싶지 않긴 한데[..] 방문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상 링크는 남긴다.

 일단 셜록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당장 떠오르는건 유명한 탐정, 추리물의 가장 대표적인 존재, 셜로키언 홈지언 등 팬이 많음, 왓슨긔엽긔, 인기리에 방영중인 BBC 셜록 정도려나. 조금 더 깊게 들어가자면 과학적 수사의 교과서, 정작 작가인 코난 도일은 심령술의 신봉자 정도까지 연상해볼 수 있겠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창조물 중 하나인 셜록을 본인의 작품에 차용한다는 것은 그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해서 편리하게 얹혀가거나(당장 기암성의 헐록 숌즈-_-;만 해도 모리스 르블랑이 뤼펭이 홈즈보다 쎄거등여!? 하려고 꺼낸거 아닌가. 어휴 초딩.) 원안과 전연 딴판인 캐릭터가 되어 신선한 감각을 주거나(홈즈 본인은 아니지만 탐정 오페라 밀키 홈즈(애니판)의 셜록이 이에 가까우리라. 정작 진행될수록 원안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갤럭시 엔젤급 폭주애니가 됐지만.)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확연한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을 재활용 혹은 변주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간편한 도구는 아니다. 원안에 충실하건 이를 변형하건 어느쪽이건 확실하지 않으면 묘한 이질감을 주게 된다. 그도 그럴게 셜록 홈즈 본인부터가 원작에서 전/후기 사이에 성격이 바뀌는 등 변화가 있었고 이에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이 제법 있으니까.(홈지언 중에서는 폭포의 사투 이후의 홈즈는 왓슨의 창작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던가?) 그렇기에 단순히 이름을 들고 오는 이상으로 공을 들여야만 재활용 혹은 변주가 독자들에게 와닿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홈즈를 써먹은 캐릭터 중에서 가장 잘 나왔다고 보는게 츠미키 탐정이다. 만화 가가탐정사무소의 츠미키 탐정을 보자면 원안의 홈즈는 별개의 인물...아니 추리의 신으로 구분해두어 원작파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았고, 츠미키는 그를 신으로 모시는 팬보이로 설정하여 홈즈처럼 되고싶어 그를 충실히 추종하지만 꼬박꼬박 실패하는 일종의 패러디 캐릭터성을 가진다. 
(정작 츠미키 자신은 홈즈와는 좀 다른 방향으로 뛰어난 탐정(수사 잘 하는 레스트레이드?)이란걸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제법 웃프다.)
 그런 의미에서 본 작의 셜록은 좀 애매하다. 원안의 셜록에 충실한 것도 아니며 캐릭터성에 변화가 있지만 이 변화폭이 애매하다. 아직 초기라서 이렇게 과감히 말해도 될까 싶지만, 전반적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셜록은 코카인이라도 한사발 들이키고 다니는 것 같다. 홈즈치곤 이상하게 업템포란 말이지. 평소의 머리를 쓸 상황을 갈구하는 것이나 사건 의뢰가 와서야 겨우 사람같이 돌아다니는 것(본작처럼 룰루랄라가 아니고 그냥 사람 처럼.)이 현재까지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  이 어정쩡한 이질감이 보는 내내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이럴거면 굳이 셜록이 아니라도 상관 없지 않나? 되려 셜록이 아니었으면 까임이 절반이 될걸.
 덧붙여서, 댓글창에선 BBC 셜록도 캐릭이 다르다능 하는데, BBC 셜록은 원작에 대해 충실할뿐더러(다른 말로 빠심 폭발. 원작파가 오 작가도 우리같은 애구나! 할 정도로.) 그 재해석이 배경을 현대로 옮겼다는 것과 맞물려서 상당수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제어했기에 경우가 다르다. (셜록이 가지고 있던 가장 인간같지 않은 부분을 극대화 한 뒤 점점 인간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정도. 크게 궤를 벗어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후기 셜록에 기반한 해석이 아닐까.)

 ...뭐 여기까진 개인적인 투정이고, 본론은 이 아래부터.



 오늘 8화가 업데이트데면서 댓글창은 혼돈의 카오스다. 추리물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사람, 재밌는데 왜 그러냐 재미없으면 보지마라 말하는 사람, 자까님 힘내세요^ㅁ^하는 사람 등등. 난 제대로 실망한 쪽이다. 본격 추리물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추리물이긴 할 줄 알았는데 추리'풍' 마저 엉성한 그냥 탐정이 나오는 만화였을줄이야. 이 작품은 추리물의 기본중의 기본을 아주 제대로 무시하고 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월광게임처럼 힌트를 전부 주었으며 이 힌트를 기반으로 독자 역시 진상을 추리할 수 있을 정도를 본격 추리물이라고 개인적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추리가 가능한 것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김전일처럼 추리가 가능한지 애매하더라도 트릭이 납득할 만 하면 여기까진 OK.)
 8화에서 나온 문제점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환상의 존재. 두번째는 증거의 먹튀. 그리고 3화 언저리부터 나온 밀실 문제도 8화에서 확고 찍었기 때문에 얘도 8화에 포함하자.

 환상의 존재부터 얘기해볼까. 4화에서 메이드 심문 중에 마법이 언급되는건 괜찮다. 아니 세계관에 마법이 나오는건 상관없다. 요네자와 호노부(빙과의 작가)가 쓴 '부러진 용골'을 보면 주요 소재로 마법이 계속 언급되지만 여기서 나오는 마법은 "XX마법은 YY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ZZ란 효과를 낸다."라고 전개 도중에 언급해주거든. "칼은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으며 찌르면 피나고 아야함"이라고 도구에 대해 설명하는것과 다름이 없다. 그렇기에 이는 환상이 아닌 현상이 되며, 독자는 마법, 저주, 세뇌 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현상'들을 작동원리가 알려진 도구로써 파악하고 진상을 능히 추리해낼 수 있다.
 하지만 본작에서는 8화에서 '누가' '왜' 했는가를 제외하고 트릭을 까발리는 타이밍에서야 이 마법의 존재가 제시되고 설명된다. '피해자는 자해야. 마법으로 조종당한거지.' 훌륭한 환상이다. 그 때까지 마법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있다는 사실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으니까.)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던 독자들은 뒷통수를 제대로 두들겨 맞는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 실은 보스턴에 살고 있는 마이클이 순간이동 능력이 있어서 텔레포트해서 다 죽이고 튀어뜸. 이딴거로 설명이 나온 셈이다.(...혹시나 싶어 얘기하자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저따위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안심하자.)

 증거의 먹튀는 탐정이 자신이 발견한 비 시각적인 증거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음에 기인한다.(설사 말로 된 설명만이 아니라 증거를 확인해보는 행위를 통한 설명도 없는 상황.) 셜록홈즈의 빨간머리 연맹에서 홈즈는 자신이 찾아낸 증거에 대해서 설명해주지 않지만 행위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전당포에 찾아가서 점원의 무릎을 본 것, 전당포 근처 도로를 지팡이로 두들겨 본 것, 전당포 후반에 어떤 건물이 있는지가 이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클라이막스인 설명씬에서 '아! 이게 그거였구나!' 할 수 있게 된다. 그에 비해 본작의 셜록은 원격 마법이 사용되지 않았음, 비소나 청산가리는 아님 정도만 설명해주지 피해자의 입에서 강렬한 소시지와 맥주향이 나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림만 보고 냄새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탐정이 증거를 찾아놓고 설명하지 않는 '먹튀'를 한 셈이다. 설사 물비린내가 난다고 해도 앞서 말했듯이 환상의 도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에 알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

 밀실 문제도 문제인게, 추리물에서 밀실 살인이란 피해자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그 방에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살해당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실제로는 그 방에 가해자가 몰래 들어가서 살해했건 피해자가 자해해놓고 살해당한 것으로 위장하였건간에 그렇게 '밀실로 보이는 상황 트릭'을 전제로 한다. 그에비해 본작은 처음부터 이 사건은 밀실 살인사건이라고 천명하고 있으나 정작 제 1 발견자인 메이드가 아무런 문제 없이 열쇠를 따고 방에 들어가서 시신을 발견했다. 문이 잠겨있다 하더라도 메이드가 문을 열쇠로 따고 들어갈 수 있는 시점에서 이는 밀실이 아니다. 이 열쇠가 접근 불가능한 장소에 있었다가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가해자가 죽인 뒤 문을 잠그고 나와 열쇠를 제자리에 돌려뒀습니다. 이런게 트릭이라고? 이런게 밀실이라고?

 1,2번째 문제때문에 이 만화는 추리물이 아니며, 3번째 문제 때문에 추리'풍미'마저 엉성하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솔직히 이 정도면 셜록 타이틀이 납득이 안갈정도다. 역시 셜록이 아니었으면 그나마 나았을걸...그냥 흉부만 남은 작품.

P.s-덧붙여서 메이드중에 음침하고 마법을 쓰니 못쓰니 하던 걔가 좀 이상한게, 2화에서 처음 피해자 집에 들어갔을 땐 해골 가지고 조사원 놀려먹고 있는데 정작 4화의 심문씬에서 끝까지 쩔쩔매며 나 마법 못써요 하고 변명하고 있다. 이거 확인해보려고 이번편은 끝까지 볼 생각이긴 한데 이게 캐릭터성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넣은 짤이다 이런거면 정말 문제가 심각할듯.

모뉴먼트 밸리 (Monument Valley)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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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처 :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판매중)

가격 : 4000원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아마 3.99불)

장르 : 착시 퍼즐

플레이 타임 : 1시간



 일전에 게이머즈에서 무한회랑이란 게임 리뷰를 본 적이 있다. 착시를 소재로한 퍼즐이 제법 신기했었는데 당시엔 다른 돈 쓸곳에 더 공을 들이고 있던차라 미처 해보진 못했고 그냥 이런 게임이 있다!정도만 기억해두고 있었다. 그러던차에 같은 소재를 사용한 게임이 구글 플레이 유료 게임에서 상위권에 있길래 한번 사봤다. 예상외로 플레이시간이 짧긴 했지만 플레이하는 동안은 제법 만족스러웠다.

무한회랑은 대충 이런 착시를 이용한 게임이다.


무한회랑 소개 영상

모뉴먼트 밸리 플레이 샷

 무한회랑을 해보지는 못했기에 확실하지는 않으나, 착시를 이용해 길을 이어 목적지까지 걸어간다는 기본 아이디어는 동일하지만 플레이방식은 다소 다른 듯 하다. 무한회랑이 시점을 조작하는 플레이방식이라면 모뉴먼트 밸리는 시점은 고정되어 있고 파츠를 회전시키거나 밀고 당기면서 퍼즐을 풀어나가는 방식. 비교하자면 테트리스와 헥사의 차이 정도려나? 그렇기에 무한회랑의 얼척없는(칭찬임.) 플레이보다는 상대적으로 사람같은 플레이가 된다. 역으로 얘기하자면 오리지널리티가 매우 강하지는 않다. 따지자면 착시 퍼즐과 맵에 있는 장치를 조작해서 길을 이어가는 방식을 연결한 것 뿐이니까. 

 난이도는 매우 낮다. 시간제한이 없으며 적은 까마귀 뿐인데다 까마귀와 접촉한다고해서 죽는 일은 없다.(역으로 까마귀를 잡을 수도 없다.) 아니 애시당초 이 게임에서 게임오버는 존재하지 않는다. 퍼즐의 난이도 역시 그리 높지 않아서 단추만 찾아다니며 대충 비비다보면 길이 열린다. 아니 비비기 전에 어떻게 가면 될지 한눈에 길이 보인다. 퍼즐은 좋아하긴 하는데 머리 쓰는 퍼즐 말고 몸으로 때우는 퍼즐을 좋아하는 나한텐 딱 구미에 맞는 편이다. 이렇게 난이도가 낮고 심플한 디자인과 비비드한 색감의 누구나 혹할만한 깔끔한 그래픽을 가지고 있다보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할만한 게임이 됐다. 그러면서도 맵 디자인에 신경을 꽤 썼다는 티가 나는게, 8스테이지였나? 오르골 방식의 맵이 하나 있는데 이 스테이지의 디자인은 정말 일견할 가치가 있다.

 스토리가 있기는 하지만 단문 몇줄로 언급되기에 썩 쉽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몰라도 플레이엔 상관없기도 하고. 자아찾기나 그런거겠지 뭐. 그 몇개 안되는 대사도 깨알같이 한글로 번역해놨고 깨알같이 오타가 있으니 참고. 스토리는 아무래도 좋지만 시작부터 엔딩까지의 그 독특한 분위기는 마음에 든다. 이코가 생각난달까. 토템 타고 다닐 때가 딱 이런 기분이었지. 묘하게 엔딩이 감명깊기는 했는데 왜 감명깊은지는 모르겠다. 그냥 연출을 그렇게 했나보다. 

 다소 아쉬운 점은 분량이다. 스테이지는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10개이며 엔딩을 본다고 해도 추가로 스테이지가 열리는 일은 없다. 또한 10스테이지의 스토리 전개를 봤을때 앞으로도 추가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짧다는 점이 또 누구에게나 권할만한거긴 한데...1시간짜리 게임에 4천원이란 가격이 장벽이리라. 다소 비싸긴 하지만 책이나 영화라고 생각하면 또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니... 개인적으로는 차후에 험블 안드로이드 번들에 나올 것 같다고 본다. 그 때 사자[...] 또, 스토리가 있는 퍼즐게임 치고는 플롯과 플레이가 썩 연동이 잘 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퍼즐 따로 스토리 따로인데, 소재와 분위기가 좋으니만큼 퍼즐을 스토리와 잘 연계했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을까.

 총합 평가는 추천. 착시퍼즐이라는 흔히 볼 수 없는 소재와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에 와닿는 연출은 1시간동안 꽤 즐거운 체험을 제공한다. 현재는 다소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있으니 가성비는 별로라서 사기 싫으신 분들은 세일이나 번들을 기다려보자.

세인츠 로우 2 (Saints Row 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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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처 : 험블번들(스팀)

가격 : THQ 조문했더니 줍디다. 스팀 15불

장르 : GTA류 액션 어드벤처

플레이타임 : 50시간


 thq 조문 번들에서 구입한 세인츠로우 3를 두어시간 해보다가 역시 앞부분부터 해봐야겠다 싶어서 같은 번들의 2편을 시작했다. 정작 3D 오픈월드 범죄게임의 시초인 GTA3를 인스톨해놓고 아직 하지도 않고 있는건 비밀. 이렇게 샌드박스라고 불리는 게임은 사놓긴 많이 사놨다만 정작 플레이 해본건 슬리핑 독스 다음으로 2번째인데, 이걸 샌드박스라고 불러도 되나 싶다. 샌드박스라면 모래밭에서 파고 쌓고 무너뜨리고 하며 놀듯이 내 마음대로 대부분의 오브젝트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이런 류의 게임은 돌아댕기면서 마음대로 두들겨패고 강도짓을 하는 등 범죄를 저지를 수는 있지만 그 외에는 별 다른 자유도가 없다. 땅끄랑 헬기도 몰고 다닐 수 있을 정도면 최소한 건물붕괴정도는 시켜야 되지 않나. 그냥 오픈월드 정도가 적절한 용어인거 같다.

 세인츠로우2는 이런 류의 게임에서 요구되는 기본기는 전부 갖추고 있다. 많은 차, 총과 총알, 폭발, 돌아다니는 사람들, 적, 많은 퀘스트. 이 정도는 평범한 GTA 클론이라면 다들 갖추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락스타게임즈가 결코 게임을 허투루 만드는 곳이 아닌 덕분에 대다수의 GTA클론은 그냥 클론으로 끝났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GTA클론이 GTA 클론이 아닐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단 하나라도 독특한 무언가를 갖추고 있는 것일 것이다. 슬리핑독스의 그것이 홍콩영화라면 세인츠로우2는 속칭 약을 빤 것이다. 땅 값 떨어뜨리려고 온 동네에 똥칠갑을 하며 달린다거나 좀비를 전화로 불러내서 같이 돌아다닌거나 하는 식으로 약 빤 미치광이 전개가 이뤄진다. 이게 제법 유쾌하다. 전반적으로 동료들도 제정신이 아닌양 까불거리는 덕분에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세인츠 로우는 이를 통해서 GTA 클론을 벗어났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딱 그정도가 세인츠 로우2의 한계였다. GTA를 능가할 수 있는 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이다. 내가 GTA를 능가할 수 있는 싹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메인퀘스트의 구조이다.

 세인츠로우2의 메인퀘스트는 미션 선택에 있어서 비선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비선형적이라고 부르면 보통은 '오 자유도 쩌네요!'인데 그 정도는 아니다. 기대하지 말자. 시작하면 3개+@의 집단에게 도시가 정ㅋ벅ㅋ당한 상태로, 이 3개 세력의 토벌이 각각 별개의 미션트리를 형성하고 있다. 별개의 트리다보니 3개 집단을 동시에 공략할 수도 있고 1개 집단씩 차근차근 없앨 수도 있고 플레이어 하기 나름이 된다. 이렇게 말로 하면 좀 신선해보일지 모르겠는데, 정작 해보면 전혀 신선하지 않다. 왜냐면 애초에 플레이에 별 영향이 없거든. 이건 애초에 각각의 메인퀘스트 트리의 문제점이기도 한데, 갱단간의 전쟁이라곤 하지만 항쟁은 메인퀘스트 안에서 대부분 다뤄지다보니, 메인퀘스트를 진행하지 않을때에는 어쩌다 나오는 랜덤이벤트로 겨우 적 몇마리가 우리 구역에 쳐들어오는것이 항쟁의 전부이다. 그나마도 그냥 차 타고 가다가 몇명 총으로 쏘면 적의 공격이 끝난다. 아예 방치하더라도 걔네가 깽판치는 동안 그 구역에서 수금이 안되는 것 말고는 별 다른 디메리트도 없다.
 또, 도입에서 말한 샌드박스가 아니라는것까지도 엮을 수 있는게, 적의 구역에 퀘스트와 관련 없이 내가 직접 쳐들어가서 구역을 얻어낼 수 있느냐? 아니올시다. 적이 쳐들어와서 우리 구역을 뺐아가는가? 아니올시다. 내가 얻고 싶은 지역을 얻고 싶을 때 얻을 수 있는가? 아니올시다. 구역은 메인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자동으로 얻는게 전부다. 원하는 지역이 있으면 그 지역을 먹을 수 있는 퀘스트가 나올 때 까지 기다려야 된다. '퀘스트다! 퀘스트 한다! 지역이 손에 들어왔다!' 딱 요정도 수준. 이게 무슨 샌드박스여. 그리고 1개씩 공략하면 적의 공격이 나눠져서 쉽고 3개를 동시에 공략하면 적이 연합해서 쳐들어오거나 하는 식의 유기적인 관계도 없다. 워낙에 쌍넘짓을 해대서 주인공은 3대 갱단의 공적임에도 이벤트의 흐름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앞서 말한 조무라기들이 쳐들어오는 랜덤이벤트가 집단이 3개라서 3배 더 자주 나올 뿐이다. 이래서야 나눠둔 보람이나 있나. 제작진의 의도까지는 모르겠다만, 10층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반을 닦고 단층 건물을 지은 셈이다. 흥미진진한 갱단 항쟁물이 될 수 있음에도 이를 키우지 않고 평범한 도시깽판유람물이 되면서 평범한 GTA 클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GTA를 능가하지는 못한 세인츠로우2의 게임성이 확정된 것이 아닐까한다.

 몇가지 더 언급해보자면 잔인하다는 것과 의외로 폭이 좁다는 점이다. 잔인은 설명할게 따로 없지 싶은데...그래도 간략히 언급하자면 이 게임의 연출이 제법 쎘다. 연주자의 손을 구워버리거나 납치한 후 애인의 손으로 압살해버리거나 산채로 생매장, 참수 등등. 미쿡에서도 반응이 영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이런거에 저항감이 있으신 분들은 2편은 하지 말자. 3편은 잔인함은 줄이고 약 투여량을 늘렸다고 하니 차라리 이쪽으로. 이런 잔인 계열에 항마력은 나름 있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하면서 우와 연출 되게 쎄네 이놈들...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부러 따로 언급한다.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 후에 맵을 보면 갈 수 있는 곳, 할 수 있는 곳이 드글드글하다. 아직 가보지 않아서 물음표로 표시되는 수많은 아이콘은 제법 할 일이 많을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일단 상점부터 보자면, 상당수는 동일한 업체가 다른 위치에 있는 정도다. 상점이 득실득실한데 무기점 2종, 옷가게 3종+@정도니까. 여러곳에 있어야 돌아다니기 편하긴 하지만 택시가 있는 시점에서 이렇게 같은 가게를 여기저기 박아두는게 굳이 필요한가 싶다. 정작 성형외과는 일부 부유한 지역에만 있더라. 차라리 택시로 못가는 카 서비스나 많이 박아주지. 이는 다르게 보자면 도시답게 부촌에 성형외과가 있고 같은 옷가게가 여러곳에 있을 수도 있지않나 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 큰 도시에 일부 특별 상점 두세개 빼면 나머진 브랜드 3종밖에 없는(그나마도 품목이 되게 심플한-_-;) 시점에서 딱히 이렇게 봐주고 싶진 않다. 편의성이건 사실성이건 애매하다.
 미션도 갯수는 많아보이는데 종류는 그 절반 수준이다. 같은 종류의 미션이 2개씩 있다보니까 이렇다. 각 미션이 난이도만 올라간 것을 총 6번하게 되어 있으니까 위치만 다른 두 미션을 합치면 12번을 똑같은 서브퀘스트를 해야된다는 얘기. 쉽기라도 하면 모르겠는데 후반부 미션은 빡빡한 것들이 제법 있어서 많으면 수십회 재도전을 해야되니 금새 질리더라. 메인 퀘스트가 차라리 쉽지. 근데 문제는 이런 서브퀘를 안하면 명성이 안올라가고 일정 명성이 안되면 메인퀘를 못한다. 사실상 강제. (서브퀘스트를 전부 해치워야 레벨이 적절하게 올라가서 다음 메인퀘를 할 수 있는 게임이 있었는데...뭐였지?)

 말 나온김에 서브퀘의 단점 몇개를 더 짚어보자. 일단 명성의 메리트가 전혀 없다. 디메리트는 방금 말한 일정 이상의 명성이 있어야만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명성을 쌓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에는 서브퀘부터 해치우는 버릇이 들었기 때문에 명성이 모자라서 곤란한적은 없었지만(대신 돈이 부족했지.) 구글신은 이거 때문에 고생한 유저가 계시다 하시니. 문제는 이놈의 명성이 올라가봤자 별 의미가 없다는 점. 슬리핑독스에서는 유명도 레벨 올라가면서 뭐라도 해제되기나 했는데 세로2에선 그냥 서브미션 깨니까 저절로 올라가는 놈/이놈이 딸리다고 메인퀘를 막는 놈 취급이다. 그냥 상점 할인이나 소소한 옷이라도 제공해주면 어디 덧나나.
 서브미션의 체크포인트가 없는 것도 깝깝한 부분이다. 어려운 미션을 어찌저찌 풀어나가다가 막바지에서 삐끗해서 실패하면 처음부터 해야된다. 패드가 날아간다. 메인퀘스트도 일부 체크포인트가 이상한 곳에 있을 땐 입에 걸레가 자동장착되는데 난이도가 더 어려운 서브미션에서 이러면...^ㅅ^)=b  ^ㅁ^)==o
 방향지시의 직관성 부족 및 전체 루트 파악 불가도 문제점 중 하나다. 다른 미션은 그리 상관 없는데 레이싱미션에서 이놈 덕분에 제대로 울컥하는게, 전체 루트를 파악하지 못하고 매 체크포인트만 따라가야되니 전체적인 윤곽을 첫 플레이에서 도저히 잡을 수 없다. 그리고 체크포인트라서 여길 안들르면 진행이 안되는데, 칼같은 드리프트 하다보면 그 길 지난건 맞는데 체크포인트는 지나지 않아서 후진 해야되는[...] 초유의 사태는 덤이다. 그나마 체크포인트에서 다음은 이쪽 방향입니다 하고 화살표로 표시를 해주긴 하는데 그게 다음 체크포인트 지점을 가리키는 거라서 코너링에 지대한 악영향을 준다. 코너 몇개 있고 하면 정확한 루트 파악이 안되거든. 다시 말하지만 레이싱에서.
 미션 중도 포기가 없다. 망치면 다시 처음부터 하는게 편할 때가 있는데, 이게 없으니 완전히 실패할 때까지 무익하게 시간이나 보내게 된다. 아니면 껐다 켜거나.


 그래서 총합은 할만함. (총합 평가 기준 : 추천-할만함-평범-...읭?-비추)
다소 편의성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타임킬링용으로는 충분히 즐길만하다. 전개에 있어 독특한 맛이 있기도 해서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일부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굉장히 뛰어나거나 빼어나지는 않고 그냥 평범한 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기대는 엄금이다.

저번에 투덜거린건 상대도 안되는 녀석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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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에 CD들 크기가 제각각이라 정리하기 빡세다고 투덜거리는 포스트를 쓴 적이 있는데,
Cpt Neo님께서 LP사이즈 특별판이란 무서운 존재에 대해서 댓글로 말씀하셨었다. 
그 땐 어마 무셔라 하지만 나와 상관없겠지...했었는데

상관 없기는'ㅅ'-3

 오늘 배송 받았는데 내가 실수로 LP판 주문한줄 알아뜸.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컴필레이션 Vol.1 이라는 이름도 긴 앨범인데-_-;; 사이즈마저 이럴줄이야.
문제는 이게 특별판도 아니란건데...

잘 보면 DVD는 그냥 종이만 끼워둔 거

 보다시피 걍 2CD판이다. ...어머니...
(...일단 이름은 한정판이긴 한데 일반판이 안보이고 지금은 품절된 DVD포함판은 보인다.)
그나마도 케이스에 오기가 있었는지 수정용 스티커를 붙여뒀는데...

굉장히 티나는 스티커를 거꾸로 붙였다.
절대로 내가 잘못 붙인게 아니다!

당연히 책장에 안들어감^ㅁ^

...두고보자...


P.s
6월 조까! 난 올해 쉴거다!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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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것을 잃었을 때,
그 공백은 너무나도 커서 어떤 것으로도 메꿀 수 없고,
최선의 것에 가졌던 애정은,
증오가 된다.
이 것이 애증이리라.

...구글 리더 씨밤...

요근래 feedly가 DDoS 공격을 당해서 이틀정도 서비스가 불안정했다. 돈을 노린 공격이라 하니 공격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고 평소 피들리의 성능(피드를 좀 늦게 물어오는것 같다)에 다소 불만이 있었던지라 다른 Rss 서비스를 찾아보았다. 기준은 내 Rss 어플인 News+가 지원하는 무료서비스로.

대강 외관을 보고 reedah와 subreader 2개 서비스에 가입을 하고 테스트중인데, 서브리더는 어플에 잘 안붙고 리다는 다소 적응이 필요할 모양. 속도도 애매하게 느리고...다른 서비스도 알아봐야 될지도 모르겠다.

구글 리더 서비스가 계속 됐다면 이런 고민 할 필요도 없을텐데...구글 씨밤바...ㅠㅠ

대항해시대 4 파워업키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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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처 : 게임매장에서. 99년이었던가?

가격 : 까먹음

장르 : 아마도 시뮬레이션

플레이타임 : ??? 100시간 가량 한듯.


 게임 하나 클리어 하고 리뷰 쓰려고 했는데 당최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안오는 게임이라 영 진도가 안나간다. 이 참에 손이나 풀어볼까 싶어서 그간 써야지 써야지 하던 대항해시대 4의 리뷰를 먼저 써본다. 대항해시대 4편은 코에이의 인기 시리즈 중 하나인 대항해시대 시리즈 중 하나로, 패키지 게임에 한해서 가장 최신작이다. 이게 나온지 벌써 15년이 됐다니...코에이는 어서 대항해시대 패키지판 신작을 개발하라! 4편은 나에게 좀 특이한 게임인게, 분명 시리즈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까도 까도 깔게 나오는 신기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정작 썩 좋아하지 않는 2편은 4편에 비하면 깔게 별로 없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람은 흠보단 장점에 꽂히는 걸지도 모르겠고? 이래저래 완전히 클리어 한지 1년이 다 지나도록 리뷰를 쓸 생각이 안든게 이 때문인가 싶다.


0. 시작하기 전에

 좋아하건 말건간에 4편 얘기를 하기 앞서 2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게, 시리즈의 기본 틀은 2편에서 완성되었기에 이후 시리즈를 이해하는데 2편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사실 내가 1편을 안해봐서 잘 모르기도 하고--;;) 2편의 시스템은 제작사가 정해둔 틀이 확고하게 존재하지만, 그 안에서는 뭘 해도 상관 없는 코에이제 시뮬레이션 특유의 미묘한 행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이렇게 제작자가 정해둔 틀 안에서 선박 구입 및 개조, 이동, 무역, 탐험, 전투, 여급 꼬시기, 항해사 고용 등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육상에서의 부자유와 해상의 자유가 혼합됐다고 하면 될까. 육지(항구)에서는 누구나 한마리 순한 양일 수 밖에 없지만 바다 위에선 완전무장된 군함을 이끌고 지나가는 배를 습격해서 털어먹고 사는 플레이가 가능한 한편, 대용량 배를 사다가 얌전히 무역이나 하는 플레이도 가능한 것. 아니면 지형 탐험용 선박을 만들어다 지도나 밝히고 조사하며 다녀도 된다. 그에 비해서 스토리 진행은 한없이 일직선에 가까워서 플레이 캐릭터를 선택한 이후에는 선택의 자유는 아예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 부분에 있어선 JRPG 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어느정도 행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한편 스토리 선택의 자유는 없는 일본 게임 치고는 특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요즘으로 치면 오픈월드 게임같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대항해시대 시리즈는 후속작에서 2편의 요소중 하나를 기묘하게 극대화 하는 경향이 있는데(2편을 예토전생한 외전은 제외.), 3편은 선택의 자유를 대폭 늘려서 시리즈 중 자유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된다. 이에 발 맞추어 탐험요소와 사실성 역시 강화했기에 난이도도 가장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스토리는 아예 없는 것과 다름없어서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도착 같이 역사에 맞춰 일어나는 이벤트만 있을 뿐이다. 이런 3편과는 정 반대로, 4편에서는 선택의 자유를 도로 없애고 행동의 자유도 덩달아 줄어들었다. 그 대신 7명의 캐릭터 전부에게 각 해역마다 스토리가 있을 정도로 스토리에 가장 큰 비중을 둔 작품이다. 3편이 루나틱 돈이라면 4편은 영웅전설인 셈. 이 녀석들 사전에 중간이란게 아예 없는 모양이다. 문제는 스토리에 신경을 썼고 주인공도 7명이나 되지만 정작 다회차 플레이하기엔 썩 좋은 게임이 아니란 점일까.


1. 스토리에 집중하게 한건 좋으나

 4편 시스템을 살펴보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몇가지 편의요소를 넣은 것을 알 수 있다. 지방함대와 점유율이 그것인데, 지방함대는 남는 배 5척을 하나의 함대로 묶고 자신의 함대에 소속된 항해사 중 하나를 제독으로 임명해 전권을 맡기는(=AI가 조종하는) 시스템이다. 이 지방함대의 운용에 대략적인 지시를 내려줄 수 있는데, 한 항구에 정박한채로 지키고 있을 수도 있고, 특정 함대를 추적하도록 하거나 소속된 해역을 돌아다니며 무역 및 초계를 하도록 할 수도 있는 식이다. 평상시에는 내가 점유중인 항구를 돌아다니며 한달에 평균 15만 골드정도의 고수익(5척에 5칸씩 창고를 세팅한 경우)을 가져다주고, 적 세력이나 해적과 교전시에는 배만 좋다면 알아서 두들겨패서 쫓아내는 놀랍도록 편리한 녀석들이다. 다만 지방함대를 제대로 굴리기 위해서는 배에 돈을 갖다 부어야 하고 점유중인 도시가 많아야 하는 등 밑작업이 많이 필요하기에 나름 밸런스를 잡으려 한 것 같은 흔적이 보인다. 
 점유율은 항구의 점유율을 말하는 것으로, 교역할 때 구입 가능한 상품 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 항구가 한달에 생산하는 상품이 10개인데 내 점유율이 30%라면 3개만 살 수 있고 100%라면 10개를 전부 살 수 있는 식. 100% 점유율인 도시는 매달 상단에 상납금을 바치며 적대세력이 접근할 경우에는 그 함대와 포격전을 벌인다. 적대중인 상대가 독점한 도시에 내가 접근할 때에도 마찬가지. 해역에 방어도가 높은 독점 도시를 도배해두면 적대 세력은 발 붙일 곳이 없다. (다행히 적은 방어에 그닥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발 붙일 곳은 널렸다.) 상업과 방어에 투자를 해두면 적대세력 요격도 잘 하고 매달 짭짤한 금액을 상납하는 좋은 셔틀(2)가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2가지 편의요소는 4편의 가장 큰 문제점이 됐다. 지방함대는 시간만 들이면(4편에서 시간은 가장 가치없는 재화다.) 몇배의 이득을 돌려주기에 여관에서 꿈지럭거리다보면 전열함+캐노네이드라는 무적함대를 만들 수 있게 되어 난이도 하락의 주범이 되며, 중반 이후 기항-대화-전투-점유율 싸움이란 쌈박질 외길진행을 유도하게 되었다. 또한 점유율을 최대한 높여 해역을 독점할 경우(=다른 상단의 씨를 말릴 경우) 대항해시대란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아군말고는 찾아볼 수 없는 텅 빈 바다가 된다. 
리브레 아메리카! 더러운 스페인 놈들을 쫓아냈다! 하지만 귀축영프가 오겠지ㅠㅠ 
독점 안하면 그만 아니냐 싶겠지만, 지방함대의 효율은 그 해역을 함대 1개가 독점할때 가장 높다. 각 해역을 독점 한 뒤 함대 하나씩 박아두는게 베스트란 말. 개인적으로는 7명 전부 이렇게 진행하는걸 목표로 삼아서 결국 해내긴 했지만, 2명째 정도까지는 내가재밌어서 두들겨 패던게 4명째쯤 되니 이거 말곤 할게 없어서 이렇게 진행한 측면이 크다. 아니 정말 할게 없어서 이런거 맞다. 
독점일 때 시장이 오지게 재미 없단걸 게임으로 증명. 보고있나 인텔...아니 암드? 
(그리고 상단이야 점유율 없어도 그러려니 하는데 나라에 소속된 군대임에도 점유율이 없다고 해산하는 것은 좀 이상한 부분. 상단 하나 못잡고 점유율 다 뺐겨서 밉보인건가 싶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라에 소속된 해군이잖아...)

전 세계를 깽판칠 7인의 주인공들

 그래서 (강제로) 집중하게 된 스토리를 보면, 이 게임의 스토리는 아예 와장창 깨버리는 것을 제외하면 일직선 진행이다. 평범하게 이벤트 따라서 진행을 해도 그 해역을 재패했다는 징표를 받고 그냥 그 해역의 아군이건 적이건 가리지 않고 다 때려부숴도 재패했다는 징표를 받을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선택의 자유는 이것뿐이다. 그나마도 스토리 진행은 대체로 비슷한게, 
새로운 해역에 도착 -> 악행을 목격 -> 퇴치 -> 님이 최고에요! 님이 짱하센!
이게 기본 패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동남아, 인도양은 여기서 시작하는 캐릭터를 제외하면 늘 이런 식이다. 이는 주인공 7인 전원의 목적이 (플레이어 캐릭터일 때) '각 해양의 패자임을 증명하여 패자의 증표란 아이템을 획득한다'는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패자가 되려면 해역의 짱을 먹거나 그 해역의 구세주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부담없이 때려부술 악당이 있어줘야 된다. 악당들이 플레이어 캐릭터별로 차별화된다면 모르겠지만, 캐릭터들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위 사진에서 상단의 3명과 하단의 4명간에는 10년정도 간격이 있으나, 그깟 10년. 큰 차이는 없다.) 나오는 악당 역시 동일하다. 웃딘일때 나갈풀 상회를 때려잡고 릴일때 나갈풀 상회를 때려잡고 마리아일때 나갈풀 상회를 때려잡고 하는 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덕분에 나갈풀 이 시키는 나한테 10번 넘게 털렸다. 처음 한두번이나 신선하지 계속 반복되다보면...그나마 주요 이벤트는 다소 차이가 있으니 다행이긴 한데, 차별화 할거면 캐릭마다 진행과정도 차별화 했다면 다회차 플레이시 지루함이 좀 줄었지 않을까 한다. 스토리에 신경쓴 게임이 이러니 곤란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대항해시대4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3+1+3(바닐라버전 초기에 3명, 엔딩 이후 1명 추가, 파워업키트에서 3명 추가)명이나 마련해놓고는 재플레이를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스토리 구성을 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회차 플레이 보상이 없는 것은 출시시기를 감안해서 관대하게 넘어가더라도, 진행에 있어서 공통적인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데다 플레이 방식이 그리 차별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2편에서 무역전문, 지도 전문, 탐험 전문 하는 식으로 캐릭터마다 차별화를 두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파워업키트 추가캐릭터엔 각각 약간의 새로운 요소를 넣긴 했으나 극초반이 아닌 이상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큰 개선점은 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항해시대 4는 1회차가 가장 재밌는 게임이다. 그렇기에 한번에 7명 다 해보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냥 1,2명 깨고 봉인했다가 다시 생각날 때 쯤 다른 1명 깨고 하는 식으로 플레이 하는 것이 이 게임을 가장 재밌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다 즐겨보는데 현실 시간이 참 많이 필요한 방법이긴 하지만서도.


2.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4편에서 행동의 자유는 2편에 비교하더라도 줄어든 편이다. 정확하게 말해선 형태는 비슷하게 남아있지만 이것을 진행할 유인이 없달까.
 탐색요소는 남아있긴 하지만 이전같이 동식물이나 유적을 찾는 것이 아니고 아이템만 찾을 뿐이기에, 아이템이 필요하거나 수집하려는 목표를 세운 것이 아니라면 굳이 할 이유가 없다.
(아이템 발견시 세력치도 소량 증가하긴 하지만, 세력치따위는 별 의미도 없고 다른 방법으로 늘리는게 더 빠르다.)
 또한 극초반이 아니라면 아이템이 절박하지도 않은 것이, 능력치가 부족한 것은 레벨업으로 커버되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한 아이템만 체리피킹 하려해도 공략 없이는 어디서 어떤 아이템이 나왔는지 확실히 알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선물을 조공해서 친해진 여급의 힌트 없이는 얻을 수 없다.(아마도) 즉, 게임이 중반쯤 되어야 하며 딱히 필요 없는 아이템의 숲을 헤치고 나서야 겨우 필요한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 물론 아이템을 찾느라 항해하다 보면 레벨업이 됐기에 이전보다 필요성이 떨어진다. 진정한 보물은 이것을 찾아낸 너희들의 우정이란다. 이렇게 찾지 않더라고 조합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으로 어느정도는 커버가 되는데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구는 백병전을 하지 않으면 없어도 지장이 없는지라 한두번(마침 나포기능 캐릭터도 둘 뿐이다.)이면 모를까, 지속적으로 해볼 유인이 없다.
 무역은 중반 이후로 플레이어가 직접 안하고 위임해두어도 상관 없을뿐더러, 고수익의 무역을 위해선 장거리 항해와 풍부한 무장 이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되기 때문에 무역용 함선과 전투용 함선을 따로 건조해서 몰고다녀야 되는 귀찮음이 존재한다. 
(그리고 스토리 진행을 위해 전투용 함선을 몰고 다니는동안 무역용 함선을 놀려둬봤자 돈 한푼 안나오기 때문에 지방함대를 맡기게 되고 지방함대가 알아서 돈을 벌어오고 그러면 내가 돈을 벌 필요가 없어지고...스파이럴!!)
유행을 자의로 만들 수 있거나 하는 식으로 무역에 유용한 새 시스템을 구비해뒀지만 무역을 안해서야 별 의미가 없는 시스템이다.
 지도는 기본적으로 해역지도들은 열려있고(어디에 항구가 있는지는 지도에 나와있지 않지만, 항로를 보면 대충 견적이 나온다.) 세계지도엔 빈 곳이 많은데,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보급항을 찾아내면 그 근방의 지도가 열리는 식이다. 이미 신대륙에 항구가 어느정도 세워진 시대인 것을 감안해야 하겠지만, 이러느니 그냥 다 열어두지 그러냐 싶을 정도. 
(참고로 보급항 찾는 겸사겸사 세계일주를 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 마젤란이 이미 세계일주를 한 모양이다.)
 항해사는 이벤트로 알아서 들어오고 월급지출이 없기에 그냥 오는 족족 다 받아놓고 적당한 곳에 배치해두면 된다. 스토리에 일부 관여하는 항해사가 있긴 하지만, 얘넨 대체로 필수 합류 캐릭터라 이미 들어와있거나 반드시 들어오거나 하는 식. 알아서 잘 자라는지라 능력치 좋은 항해사에 목메달 필요가 없어졌긴 한데, 항해사를 육성하는 재미도 줄어들었다. 단점을 하나 더 언급하자면, 항해사들이 대체로 유럽권에 우르르 몰려있어서 마리아처럼 동쪽 끝에 있는 애들은 선유럽테크를 찍어서 하루라도 빨리 항해사님들을 모셔와야 겨우 숨통이 트인다.
 여급 꼬시기도 많이 쉬워졌다. 이전에는 오만가지 사탕발림과 선물공세를 해야 겨우 친해지고 좀 지나면 다시 누구세요0ㅁ0? 했지만 이번엔 그냥 술 좀 마시다가 갖고싶은 아이템을 말하면 척 던져주면 끝이다. 수십년간 안보다가 찾아와도 어머 XXX님~어서오세요~하며 유용한 정보를 그냥 쏟아부어준다. 기억력이 비상해졌다. 그러고보니 늙지도 않던데?
 이렇게 기존 요소들의 메리트가 줄어들거나 난이도가 하락함과 동시에 '행동의 자유의 폭' 역시 전작에 비해서 축소되었기에, 기본적으로 해야만 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해 볼 유인이 약하다. 그렇기에 반복하다보면 쉬이 질리게 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입부에서 말했듯이 4편은 마음먹고 까자면 끝도 없이 깔 수 있다. 그럼에도 난 4편을 최고로 꼽는다. 이는 소극적인 이유로는 문제점이 전부 단점인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작들보다 못하거나 시스템상 다소 번거롭게 됐을 뿐 아주 모난 부분은 아니다. 특히 2번 항목이 그렇다. (1번 항목은 단점 맞고[..]) 적극적인 이유로는 내가 특별히 마음에 들어하는 점을 4편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 한 점은 맘에 든 부분이 1번 항목에서 단점이라고 얘기한 편의요소 2가지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지방함대와 점유율.

 지방함대의 장점은 여러 함대를 동시에 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플레이 중엔 돈이 쪼달리는데 무역 하기 귀찮을 때엔 여관에 한달정도 짱박혀있으면 각지의 함대들이 알아서 돈을 퍼다주고, 적과 교전상태일 때는 적당히 추적이나 순찰명령을 내려두면 알아서 적 세력을 깎아먹는 충실한 셔틀로 활용된다. 세세한 지시는 불가능하지만 전략적인 지시는 부족함 없이 내릴 수 있다.
 점유율의 장점은 간략하나마 상단의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을 시스템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전투로 적대 상단을 해산하는 것 보단 영향력을 다 뺐어와서 할 수 없이 해산하는 것이 더 상단의 최후답지 않은가. 바닐라 버전과 달리, 파워업키트에선 소속 함대 갯수에 따라서 본진에 고정 점유율이 존재하여 이를 돈으로 뺐어올 수 없고, 종국엔 전투나 계략 등으로 점유율을 뺐어와야 한다. 이 고정 점유율 때문에 재밌는 상황이 발생하는게, 전투로 고정 점유율을 뺐어오기 위해서 적 함대를 찾아다니는 사이에 적이 내 독점항과 교전해서 기사회생하는 것을 보거나 이를 막기위해서 적의 진출을 막기 쉬운 항구만 비워두고 다른 항구를 지방함대로 방어하며 직속함대로 적 함대를 타격하는 식으로 전략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고쳐 말하자면, 지방함대는 전략의 실행부대이며 점유율은 전략목표이다. 이 말은 대항해시대 시리즈에서 최초로 초보적이나마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동요원인 지방함대가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여전히 중요한 롤(특히 쇼미더머니)은 플레이어가 전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5대양 6대주를 호령하는 상단의 대표가 된 기분을 주기엔 모자람이 없다. 이는 스토리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각 해역의 패자의 증표를 얻는 것과 연결되어 진정으로 내가 그 해역의 패자가 된 느낌을 준다. 결과적으로 밸런스를 해치는 요소가 된 것과 지방함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만한 지역이 지리적인 이유로 제한된다는 점(아메리카, 지중해, 동남아시아정도. 지구가 그렇게 생겨서 그만[..]), 전략이고 뭐고 휘하 함대 단독으로 때려잡을 수 있는 쉬운 난이도 등으로 인하여 포텐셜을 다 터트리지 못하게 만든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대항해시대에 전략을 구현하고자 한 것과 그 결과로 해역의 패자가 된 주인공이란 컨셉 자체는 매우 높게 평가받을만 하다.


4. 결론

 그래서 총합평가는 할만함. (총합 평가 기준 : 추천-할만함-평범-...읭?-비추)

 다소 롤러코스터끼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탄탄한 시리즈다보니 평범 이상은 당연지사고, 전략 요소의 도입으로 추천까지 올라갈 수 있는 포텐셜을 엿볼 수 있었지만 밸런스 조절을 실패한 점이 평가를 깎아먹었다. 고전게임이지만 윈도우7에서 잘 돌아가기 때문에 안해본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한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지금쯤 다 까먹었을 테니 이참에 다시 한번 해볼만한 게임이다.

SSD로 라노베 스토리를 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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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스스디 부팅 빨라서 좋구만
B : 부럽네'ㅁ'/침
A : 근데 부팅할 때 하드는 왜 읽지
B : 어 그건...

하드가 다니던 시골 학교에 도시에서 스스디양이 전학을 온다. 귀티나고 유행에 빠르고 다른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면서도 똑똑한 스스디는 순식간에 학교의 인기인이 된다.
그런 그녀지만 이상하게 하드한테는 유독 틱틱대는데, 그러면서도 등교(부팅)할 때 마다 찾아와서 깨워주는 스스디. 하지만 둔감한 하드는 그녀의 마음을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갑자기 쓰러진다. 실은 스스디에겐 기억을 잃어가며 죽어가는 불치병이 있었던 것.

그녀에게 남은 얼마 안되는 시간이나마 즐겁게 보내려했지만 그렇게 즐겁게 보낸 기억마저 점차 잊어가는 스스디. 병실에 누워있는 스스디에게 문병온 하드. 둘만 남은 병실에게 그에게 스스디는 고백하고 다음날 스스디는...
그리고 하드는 스스디를 그리워하다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잊는다.(포멧 후 c드라이브)

B : ...츤데레라 그래
A : ???

[혐짤] 절묘한 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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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밸리의 평화을 위해서 훼이크 짤 투척.



스팀 그린라이트 대기열 훝어보다가 나온건데 아무 상관없는 게임 둘이 저렇게 붙어있으니 되게 거시기하다... 버츄얼 패밀리즈 불쌍...
/멍

더 롱기스트 저니 (The Longest Journey)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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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처 : 스팀

가격 : $ 6.99

장르 : 어드벤쳐

플레이타임 : 19시간


 앞서 대항해시대 4 리뷰에서 언급한 '글이 딱 막힌 게임'이 얘다. 굉장한 명작이라고 들어서 기대를 하며 플레이 해봤는데, 어째 영 기대와는 다른 게임이었던 것. 내가 어드벤처게임은 많이 플레이 해보진 않았긴 하다만...그냥 션하게 까면 되나? 아니면 내가 과문한 탓에 포인트를 놓치고 있는건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어드벤처가 뭔지 나름대로 정의하여 어떤게 좋은 어드벤처인지 기준을 만들고, 이 게임을 그 기준에 근거해 평가했을 때 어떤 수준일까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대충 방향을 잡은 6월 24일부터 적기 시작하는데, 언제 글을 다 쓸지는 나도 모르겠다.


1. 어드벤처가 뭐지?

 이번 스팀세일에 워킹데드가 뜬 날, 나는 친구에게 워킹데드 시즌1을 영업하고 있었다.
 "워킹데드 꼭 해봐라. 요즘같은 시대에 어드벤처면서에 2012 고티 1위였다니까? 얘가 바른 게임이 그 유명한 디스아너드랑 파크라이 3여. 완전 강추. 꿀잼. 이걸 안하는건 인생의 낭비에요 아줌마." 
이런 식으로 호객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 曰
 "3D 멀미때문에 이런거 잘 못하는거 알잖아." 
어드벤처에 3D멀미? 얘가 3D에 약한건 익히 알고 있었다만 아무리 그래도 어드벤쳐인데 싶어서 고민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바이오하자드 얘길 하는거다. 이 녀석 설마... 
"액션 어드벤처 말고 요 녀석아."
라고 해봤더니 역시나.

 어느새 어드벤처라고 하면 액션 어드벤처로 당연히(?) 귀결되는 시대가 됐다. 아마 PC에서는 툼 레이더, 콘솔에서는 바이오하자드가 이렇게 변하게 된 분수령이리라. 언차티드, 배트맨 아캄시리즈, 사일런트 힐 등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되려 액션이 없는 것이 신선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드벤처 게임은 본래 액션과는 그리 인연이 없었다. 이는 당시의 기기성능상 표현의 한계가 있었던 점과 애초에 다른 뿌리에서 발전해왔기 때문, 이 둘의 조합이 아닐한다. 하지만 강렬한 액션을 가지고 있는 액션 어드벤처라고 어드벤처가 아닌 것은 아니다. 어드벤처 장르의 특성을 가지는 게임이면 어드벤처니까. 다 때려잡고 깽판을 치건 동네 한바퀴 도는 소소한 얘기건간에 어드벤처적인 플레이가 존재한다면 그 게임의 장르를 어드벤처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어드벤처의 특성은 무엇일까. 이를 간단하게 단언할 수 있을만큼 나는 어드벤처에 박식하진 못하다. 그렇기에 다소 장님 코끼리 더듬는 셈이지만, 어드벤처의 발달사에서 미루어 볼까 한다.  어드벤처란 장르의 시작은 텍스트만 나오는 텍스트 어드벤처였다. 내가 무언가를 해주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는 소설, 수수께끼를 풀어야 다음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소설인 셈이었다. 여기서 어드벤처란 장르의 첫번째 특징인 텍스트가 중시됨, 캐릭터 묘사에 공이 들어감, 수수께기의 존재가 나타난다. 텍스트에 기반을 둔 탄탄한 서사와 캐릭터는 어드벤처의 장점이 되었다. 당시의 머신사정상 타 장르들은 이런 것을 한정된 용량안에 구겨넣는게 불가능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적은 용량에 구겨넣느라 주인공이 게걸음을 걷는 드퀘1을 보라.) 또한 단순히 텍스트에만 기댄다면 소설과 다름없겠지만, 수수께끼를 푼다='플레이어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점이 게임의 틀 안에 어드벤처란 장르가 정착하게 되는 필요충분조건이 되었다.
 이렇게 태어난 어드벤처 장르에게 첫번째 격변이 나타났다. 그래픽의 도입이었다. 미스테리 하우스에서 극히 초보적이나마 그림이 생겼고 이후 상대적으로 시스템 활용에 여유가 있는 어드벤처의 특성상 미술적인 면에서 동시대의 다른 장르에 비해 우위에 서게 된다. 또한 시각화로 인하여 퍼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래픽의 발전이 어드벤처에 준 수혜이다. 아마 시각화가 어드벤처에 준 가장 큰 혁신은 연출의 도입일 것이다. 이는 비단 어드벤처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긴 하지만, 3D의 도입 이전까지는 어드벤처의 연출이 가장 세련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래픽의 발전에 영향을 받아 UI에도 발전이 있었다. 어드벤처의 조작계는 처음에는 키보드로 텍스트를 입력해 조작했으나, 킹스퀘스트-매니악맨션을 거치며 현재의 방식(포인트 앤 클릭)으로 정립되었고 이후 이 방식이 대세가 되었다. 포인트 앤 클릭은 마우스 등으로 조사할 대상을 클릭하면 지문이 나오거나 행동, 대화 등을 하는 식의 시스템으로, 상대적으로 정적인 플레이를 상징한다. 

 이상의 강력한 '서사'적 기반, 캐릭터 표현, 미려한 '그래픽의 활용', 특화된 '조작계', 수수께끼나 퍼즐의 사용이 어드벤처 장르의 주요특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에 이러한 특성들이 정통 어드벤처 스타일로 정립되었고 이후의 발전은 장르 세분화의 방향으로 이뤄진다.(역전재판이나 단간론파 등에서 선보인 말꼬리잡기 시스템은 법정 배틀 어드벤처를 정립하는 식으로.) 그런 의미에서 정통 어드벤처의 근작인 워킹데드나 곤 홈 등과 이번 리뷰에서 다룰 롱기스트 저니는 소소한 차이점은 있으나 본질적으로 차이점이 없다고 가정해볼 수도 있겠다. 


2. 그래서 롱기스트 저니는

 앞에서 어드벤처에 대해 간략히 다룬 것은 그래서 롱기스트 저니는 대체 어떻게 평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잡히지 않아서였다. 그렇기에 일부러 어드벤처의 특성을 생각해보며 기준점을 마련한 것이 위의 내용이다. 스토리, 캐릭터, 미학 및 연출, 수수께끼의 질이 이렇게 추려낸 기준이다.
(일전에 리뷰에서 스토리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고 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어드벤처에서 스토리가 빠지면 팥 없는 단팥빵이다. 스토리 없는 방탈출이나 미궁게임도 어드벤처라면 어드벤처겠지만...어딘가 아쉽지 않은가. 어드벤처야 미안!)

 롱기스트 저니의 스토리는 꼼꼼한 기반 위에서 진행되는 성긴 전개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 하나였으나 지금은 나눠져 있는 2개의 세계. 그나마 하나는 어디서 많이 보던 세계지만 다른 하나는 무에서 창조하다시피 하였다. 두 세계가 하나였다가 둘로 나뉜 사유도 간결하면서 흥미롭게, 그리고 이렇게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된 이유까지 설명이 된다. 행동반경이 좁음에도 불구하고 플레이 중에 갈 수 없는 지역, 딱 한명 나오는 종족의 설정도 필요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짜여있으며 전설이나 설화 등도 잊지않고 창작해 두는 등 세계관의 설정은 참 촘촘하게 짜여있다. 이런 단단한 기반에 단단히 두 발을 내리고 있는게 이 게임의 스토리이다. 중간까지만.
 여러 캐릭터들이 나와서 스토리를 전개해가던 때는 썩 괜찮은 스토리였지만, 3번째 이종족과 만나는 즈음부터 캐릭터가 확 줄어들면서 점점 성글어지더니 4번째 이종족 이후론 제작과정 도중에 시간에 쫓겼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주마간산으로 넘어간다. 이런 후반의 급전개 와중에 큰 떡밥은 회수하지만 작은 떡밥은 그대로 흘리고 가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엔딩을 본 이후에 생각해보면 작은 떡밥들도 무시할만한 것들이 아니다보니 참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엔딩 즈음에선 차기작 떡밥을 살포하는데, 세계관의 탄탄함과 언급의 자세함을 미루어봤을때 이는 그냥 다음작 떡밥이라기보단 미리 설정된 내용이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문제는 후속편이 지지리도 안나왔다는 점. 2편인 드림폴이 2006년에 나왔고 완결편인 3편 드림폴 챕터즈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완성도를 떨어뜨리면서 후속편의 포석을 놓는건 원래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방식임은 차자하더라도, 이렇게나 떡밥을 뿌려뒀으면 빨리 나오기라도 하는게 미덕 아닌가. 그렇기에 후반부의 급전개와 지나치게 후속작 포석을 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이 게임의 스토리는 그리 좋은 평을 받을 수 없겠다. 하나의 작품으로서 비중배분에 실패했고 완결성이 부족하다.

 캐릭터는 미묘. 주인공부터가 성격이나 입담만 보면 꽤 괜찮은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내 주도적으로 뭔가를 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입장(다른 말로 셔틀.)임과 동시에 민폐킹이기도 해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힘들었다.  그 외엔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한명 정도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할 수 있을까. 대부분 평면적인 성격인데다 깝깝하게 구는 역할을 맡았고, 자기 할 일 다 하고나면 별 다른 얘기 없이 휙 사라지는 캐릭터가 대부분이라 무언가를 추가적으로 어필하는 장면이 없었다.(딱 제 밥값만 하고 퇴근.) 꾸준히 윤활유가 되어주는 캐릭터가 하나 있긴 하지만, 은근히 안나올때가 많다보니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은 편. 그나마 전반적으로 성우 연기가 괜찮아서 떠드는건 듣고 있을만 했지만서도.

 미학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잘 뽑은편이다. 세계별 분위기나 이미지도 설정만큼이나 확연히 구분해두고 있는 점이 가장 좋은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아름다울 곳은 총천연색으로 푸근하게, 갑갑할 곳은 녹슨 쇠색 등으로 어둡게 하는 식으로 잘 표현된 배경과 기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자면, 원래 세계에서는 지역별로 청결도가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것을 보여줌으로 인하여이 세계에 내재된 문제점을 보여주는 부분이 좋았고, 다른 세계는 3번째 종족의 배경이 괜찮았다. 따로 떼어놓고 보면 선명하게 차이가 나는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지하동굴 시퀀스에서 연결성을 어필하여 신경써서 디자인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의미론 세계도 이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복선일지도 모르겠고. 또한, 다른 장르에서는 쉽게 도입하기 힘든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나 '먼 소실점으로 이동' 등을 채용한 것은 어드벤처의 강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항구에 갈 때나 교회에 갈 때 실컷 즐겨볼 수 있으니 참고해두시라.

 그에 비해 연출은 좀 실망스러운편이다. 애초에 이 게임에 게임오버가 존재하지 않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보는게, 긴장감이 없다. 몇 없는 액션씬에서 맹렬히 추격해와야 할 적이 앞에 서서 흐느적댄스나 추고 있을 땐 실소가 나왔다. 일반 화면에서는 묘사에 한계가 있었는지 중요한 부분은 프리렌더링 무비로 갈음하긴 했는데, 이게 썩 보기 좋았던건 아니라서...기술의 한계를 감안했을 때, 차라리 컷씬으로 대체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스토리의 전개를 지나치게 대화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 게임의 별명이 '롱기스트 저널'일 정도로 대화가 긴 것으로 유명한데, 이렇게 긴 대화만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려하니 내가 무언가를 하는 시간보다 대사를 듣는 시간이 더 길었다. 대화로 주변지식을 꾸역꾸역 밀어넣어주니 아무래도 집중도 역시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일기장에 의존하는 부분도 많다는게 또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주인공의 생각을 일기장으로 보여주는 것 자체는 괜찮은 아이디어지만 게임에서 표현되지 않고 일기장에만 나오는 정보가 너무 많다. 이 역시 롱기스트 저널의 악명에 일조하는 부분이리라. 덤으로 이건 넣을 곳이 미묘해서 여기다 넣는데, 이동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창고에 사람 딱 하나 있는거 보고 오는데 몇분씩 걸리는건 좀 과하지 않나. 수백 미터를 뛰어가는걸 무조건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건 연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수수께끼는 최악. 전반적으로 힌트가 부족하거나 진행에 유연성이 없다. 전기가 흐르는 선로에 떨어진 막대기를 하나 줍는데 집게와 끈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것은 바로 연상이 된다. 그런데 집게와 끈만으로 모자라 튜브까지 사용하는 것은 납득이 안가지 않는가? 난 아직도 주인공이 어떻게 튜브를 사용해서 저걸 주워왔는지 이해를 못한다. 또, 흔들어둔 탄산음료를 건네줘서 낭패를 보게 하려면 그냥 손으로 짤짤짤 흔들어서 주면 되지 지하철을 타고 가서 몇분동안 뛰어서 발견한 흔드는 기계를 사용해서 음료를 흔들어다 다시 몇분동안 뛰고 지하철을 타고 와서 줘야 비로소 터지는건 대체 무슨 심보인가. 이런 식으로 납득하기 힘든 수수께끼가 산적해있었다. (전화기 퍼즐? 그냥 공략을 봅시다. 내가 어지간해선 이런 말 안하는데...)

 정리해보자면 롱기스트 저니는 초반엔 꽤 괜찮은 인상을 주지만, 이 좋은 인상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게임이다. 스토리가 성긴 부분으로 돌입하면서 그 틈새로 그간의 문제점들이 부각되기 때문에 평가를 깎아먹는다. 그나마 가장 중요한 맥은 유지하고 있기에 엔딩까지 달릴 수 있는 동인이 되어주지만, 엔딩을 보고나서는 이게 대체 뭔지 싶어지는 심정이 된 것은 나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총합평가

 그래서 총합 평가는 평범. (총합 평가 기준 : 추천-할만함-평범-...읭?-비추)

 내 심정만 같아선 ...읭?이긴 했지만 초반에 보여준 장점들을 부정할 순 없으니 평범으로 했다. 초반의 퀄리티를 유지한채로 엔딩까지 왔다면 추천과 할만함의 경계에 있었을 것이고 수수께끼도 납득이 갈 정도였다면 명실상부 추천까지도 가능하다 싶었지만, 중반 이후 와장창이 되면서 평가도 엉망이 된 아쉬운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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