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 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저버린 학생들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다 변을 당하신 이벤트 회사 직원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또한 유족 여러분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경주에서 리조트 부지 내 강당이 붕괴하여 안에서 OT행사를 진행 중이던 부산외대 학생들이 안타깝게도 변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안타까워하며 언제 다 구출되나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던 차에 이상한 정보가 보이기 시작했다. 붕괴 1시간 전부터 붕괴징조가 있어서 미리 대피했다. 라는 얘기가 들린 것.
찾아본 결과 연합뉴스 기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오후 8시 15분께 건물에 균열을 발견한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빠져 나오는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학교 측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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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를 마치고 단과대학별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오후 8시 15분께 지붕에 균열을 발견한 학생들이 대피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건물을 빠져나오던 중 8시 30분께 사고가 난 것으로 대학 측은 파악하고 있다.
(상기 기사에서 발췌)
그리고 비슷한 시각에 발견한 경향신문 기사.
1박2일 일정의 부산 외국어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별관 강당 건물은 17일 오후 9시16분쯤 천장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리엔테이션 공식 행사가 열리기 전에 진행된 신입생 환영 콘서트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을 무렵 무대 쪽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놀란 학생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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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시각이 다른 건 혼란 와중이니 그럴 수도 있다. 자세한 시각은 구조대 신고 시간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을 테지.
-KBS 뉴스 기준 9시 6분 신고 접수
하지만 대피 중이었다, 공연 중에 갑자기 무너졌다는 일반적으로 양립할 수 없지 않은가?
즉, 둘 중 하나는 소설이다.
그리고 뉴시스에서 송고한 학교 측 주장을 담은 기사는 대체로 연합뉴스의 기사와 별 차이가 없었으나
그는 이어 "대피가 20분가량 이어지던 중 8시30분께 갑자기 무대 쪽 지붕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붕괴가 시작되고 지붕이 다 무너지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붕이 무너질 당시 체육관 안에는 80~100명가량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과별로 모여 앉은 탓에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모여 있던 중국어학부와 태국어과, 미얀마어과 학생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뉴시스 기사임에도 생존 학생의 증언은 이와 다르다.
학생은 "무대에서 응원단의 공연이 끝나자 천장에서 찌직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비명이 들렸다. 그 이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깨어보니 구조물에 깔려있었다"며 몸을 떨었다.
여기서는 경향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대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여담으로 붕괴 순간에 대해서는 응원단의 공연이 끝나자, 이벤트 회사 직원이 무대에 혼자서 있을 때 등등의 정보가 있다.)
패닉을 우려해 공연을 속행하는 동시에 뒤쪽부터 순차적으로 학생을 대피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중앙일보의 기사는 이와 대치된다.
“한참 레크리에이션을 하는데 갑자기 위쪽에서 ‘우지직’ 소리가 들렸다. 2, 3초 후 무대 앞쪽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입구 쪽에 있던 나는 얼른 도망쳐 나왔다. 돌아보니 일부 학생들이 무너진 구조물에 깔린 상태였다.”
입구 쪽에 있던 학생임에도 대피에 대해 언급이 없다. 입구 쪽에 있던 학생이 대피하지 않고 레크리에이션에 참여하고 있었다면 대체 누가 대피를 하고 있었을까.
또한 경향신문의 이 기사를 보면
이 학생은 “(출입구를 안내하는 요원이나) 통제는 없었고 지붕이 무너지자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출구 쪽으로 몰려갔다”며 “구조대는 사고가 나고 20~30분 만에 도착했다. 자력으로 나온 학생들은 극소수고 거의 다 다쳐서 나왔다”고 말했다.
라고 말하여 통제가 없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순식간에 무너졌다면 모를까, 이미 순차적으로 대피를 하고 있었다면 통제가 없긴 힘들었다고 본다.
18일 오전 3시경까지 올라온 기사 중에서는 대피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생존 학생의 인터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즉, 구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벌써부터 누군가는 약을 팔고 있다는 얘기다.
이 소설의 작가가 기자인지 학교인지 학생회인지는 모르겠다. 차후의 기사를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구조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발뺌부터 하는 자들이 있다면 그 치들은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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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의 이 기사를 보면
사고 당시 현장을 빠져나온 부산외대 학생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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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리조트에 남아있는 학생들에게 학생회 측 간부로 보이는 몇몇 학생들이 "언론과 접촉을 피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일부 학생회 간부들은 리조트 건물 밖에서 언론에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을 설명하던 학생들에게 "더 이상 말하지 말고 방으로 들어가라"며 강압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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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학생회 측 한 간부는 "학생들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며 "인원 파악 등을 위해 개인행동을 자제하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 관계자는 "현재 사고 수습만 하기에도 벅찬 상태"라며 "학생들에게 함구령을 비롯한 어떠한 지시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뭐... 이것 자체는 인터뷰 못 따서 열 받은 기자의 일갈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판단은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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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학교 측에서는 학교관계자는 OT 자체에는 참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관련 기사 : 변 처장은 교직원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총학생회 자체 행사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이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관계자들은 참석했다"며 "다만 사고 당시 강당에서는 식사 후 레크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어 학교 관계자는 그 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
관계자용으로 빌린 방이 있는지 여부는...기자 분들이 조사 해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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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에서 초반의 혼란 와중에는 오만 정보가 혼선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붕괴 사고가 난 강당에 대해 리조트 직원은 "건물 중간에 기둥이 있는데 무너져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체육관이 일반적인 2층 건물과 달리 중앙 부분 등에 기둥이 없었던 탓에 지붕이 쌓인 눈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런 식으로 완전히 대치되는 정보가 나왔다.
이거 말고도 지붕이 평평하다느니 역V자라느니...
위에서 내가 든 기사들을 조합하면 일견 명확해 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정보가 혼선되고 피해자가 혼란에 빠져 잘못된 증언을 했을 가능성 역시 있다. 어느 것이 소설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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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는 검색어 내렸는지 안보이던데, 다음에서는 부산외대 추가합격이 검색어 순위 상단에 올랐더라. 기사를 보고 검색해본 나 같은 사람 때문에 올라갔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간에 악플다는 또라이는 어디에나 있지 에잉! 하고 있었는데...
부산외대는 사고가 발생한지 1시간 가량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께 6차 추가합격을 공지했다.
넌씨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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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사고가 난 마우나빌 휴양 콘도미니엄 체육관 건물은 면적 1205㎡ 단층 철골구조로, 2009년 9월 준공됐다. 인·허가기관은 경주시청이다.
완전 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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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부상자는 중상자 2명, 경상자 101명이라고 한다. 쾌유를 기원한다.
또한 매몰자는 1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사 구조를 간절히 기원한다.